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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real
Monday, May 28, 2018

결혼 기차

  결혼 기차 문정희 어떤 여행도 종점이 있지만 이 여행에는 종점이 없다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 전에 한 사람이 기차에 내려야 할 때는 묶인 발목 중에 한쪽을 자르고 내려야 한다                        오,...

겨울

  겨울 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이제는 간데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지금은 온데없다. 길...

La neige 눈

  La neige 눈   Rémy de GOURMONT 레미 드 구르몽   Simone, la neige est blanche, comme ton cou, Simone, la neige est blanche, comme tes genoux. Simone, ta main...

어깨너머라는 말은

  어깨너머라는 말은 박지웅   어깨너머라는 말은 얼마나 부드러운가 아무 힘 들이지 않고 문질러보는 어깨너머라는 말 누구도 쫓아내지 않고 쫓겨나지 않는 아주 넓은 말 매달리지도 붙들지도 않고 그저 끔벅끔벅 앉아 있다가 훌훌...

겨울에게

마경덕 내가 앉았던 자리가 그대의 지친 등이었음을 이제 고백하리 그대는 한 마리 우직한 소. 나는 무거운 짐이었을 뿐 그대가 가진 네 개의 위장을 알지 못하고 그대를 잘 안다고 했네 되새김...

겨울 사랑

       고정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겨울 강구항

  겨울 강구항 송수권 상한 발목에 고통이 비듬처럼 쌓인다 키토산으로 저무는 십이월 강구항을 까부수며 너를 불러 한 잔 하고 싶었다 댓가지처럼 치렁한 열 개의 발가락 모조리 잘라 놓고 딱,딱, 집집마다 망치 속에 떠오른...

연탄 한 장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

당신의 날씨

  당신의 날씨 김근 돌아누운 뒤통수 점점 커다래지는 그늘 그 그늘 안으로 손을 뻗다 뻗다 닿을 수는 전혀 없어 나 또한 돌아누운 적 있다 서로가 서로를 비출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