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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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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 - 읽고 싶은 시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그 겨울의 시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맨발로 걷기

장석남 생각난 듯이 눈이 내렸다 눈은 점점 길바닥 위에 몸을 포개어 제 고요를...

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처음 가는 길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 도종환 시인은 시의 첫머리에 * 베드로시안의  「그런 길은 없다」에서 “아무도 걸어가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를 인용한다. 가고 싶은 길이 아니라 가야할 길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도 있는 구절이라 여겨진다.  시대마다 절박함이 다르고 목표가 다르지만 베드로시안이나 ' 눈을 밟으며 들길을 갈 때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나니' 라고 쓴 서산대사의 시를 글씨로 남긴 김구 선생님이나 또 이 구절을 마음에 새겨두는 이들이나 더불어 걷고 있는 내일의 길일 것이다. 그 길이 만주로 뻗어있던지, 지리산으로 뻗어있던지, 눈발 모진 북미 대륙이든지... 배경이 무슨 문제가 되랴.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다소 이상한 사랑

김이듬 자두가 열렸다 자두나무니까 자두와 자두나무 사이에는 가느다란 꼭지가 있다 가장 연약하게 처음부터 가는 금을 그어놓고 두 개의...

인생

이기철   인생이란 사람이 살았다는 말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뎠다는 말 견디며 숟가락으로 시간을 되질했다는 말 되질한 시간이 가랑잎으로 쌓였다는 말 글 읽고 시험 치고 직업을 가졌다는 말 연애도 했다는...

산에 언덕에

신동엽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 샤쯔가 어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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