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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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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 - 읽고 싶은 시

살아서 돌아온 자

박노해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 눈보라와 불볕과 폭풍우를

숟가락

장석남 가루 커피를 타며 무심히 수저통에서 제일 작은 것이라고 뽑아들어 커피를 젓고 있는데 가만 보니 아이 밥숟가락이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송재학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홑치마 같은 풋잠에 기대었는데 치자향이 수로水路를 따라왔네 그는 돌아올 수...

패랭이꽃

이승희 착한 사람들은 저렇게 꽃잎마다 살림을 차리고 살지,  호미를 걸어두고, 마당 한켠에 흙 묻은 삽자루 세워두고,  새끼를 꼬듯 여문 자식들 낳아 산에 주고, 들에 주고, 한 하늘을 이루어간다지. 저 이들을 봐, 꽃잎들의 몸을 열고 닫는 싸리문 사이로 샘물 같은 웃음과 길 끝으로 물동이를 이고 가는 모습 보이잖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그 여름의 끝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송재학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홑치마 같은 풋잠에 기대었는데 치자향이 수로水路를 따라왔네 그는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무덤가 술패랭이 분홍색처럼 저녁의 입구를 휘파람으로...

라일락 그늘 아래서

오세영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달로 가는 비행기

진은영 이 노래에 어떤 프로펠라를 달아야 할까  내가 스물 살이야 열 살이냐 아기아기 내 아기 달이 부른다

정든 유곽에서

이성복 1. 누이가 듣는 音樂(음악) 속으로 늦게 들어오는 男子가 보였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내 音樂은 죽음 이상으로 침침해서 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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