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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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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 - 읽고 싶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우리들의 새 대통령

우리들의 새 대통령 임보 수많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비상등을 번쩍이며 리무진으로 대로를 질주하는 대신 혼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골목길을 즐겨 오르내리는 맑은 명주 두루마기를 받쳐입고 낭랑히...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별빛들을 쓰다

별빛들을 쓰다 오태환 필경사가 엄지와 검지에 힘을 모아 철필로 원지 위에 글씨를 쓰듯 이 별빛들을 쓰는 것임을 지금 알겠다 별빛들은 이슬처럼 해쓱해지도록 저무는 것도 아니고 별빛들은 흑란...

나도 이제 기와불사를 하기로 했다

나도 이제 기와불사를 하기로 했다 이정록    금강산 관광기념으로 깨진 기왓장쪼가리를 숨겨오다 북측출입국사무소 컴퓨터 화면에 딱 걸렸다. 부동자세로 심사를 기다린다. 한국평화포럼이란 거창한 이름을 지고 와서 이게...

동화-파랑새

동화-파랑새    성미정 처음부터 파랑새는 아니었어 당신도 저런 새를 갖고 싶다면 좋은 방법을 알려주지 위험을 무릅쓰고 추억의 나라나 밤의 나라 따위를 헤맬 필요는 없어 우선 새를...

진보와 보수 사이에 해오라기가 앉는다

진보와 보수 사이에 해오라기가 앉는다 김영남 진보적인 여자와 텐트를 쳐볼까, 보수적인 여자와 물놀이를 해볼까 텐트를 치며, 물수제비를 뜨며 계속 고민하는 나의 여름휴가. 이럴 땐 한번 물어보는 거다, 전...

늙은 비의 노래

늙은 비의 노래 마종기 나이 들면 사는 게 쉬워지는 줄 알았는데 찬비 내리는 낮은 하늘이 나를 적시고 한기에 떠는 나뭇잎 되어 나를 흔드네. 여기가 희미한 지평의 어디쯤일까. 사선으로 내리는 비...

가을에

  김명인   모감주* 숲길로 올라가니 잎사귀들이여, 너덜너덜 낡아서 너희들이 염주소리를 내는구나, 나는 아직 애증의 빚 벗지 못해 무성한 초록 귀때기마다 퍼어런 잎새들의 생생한 바람소리를 달고 있다 그러니, 이 빚 탕감 받도록 아직은...

새해의 맑은 햇살 하나가

새해의 맑은 햇살 하나가 정호승 해뜨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새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갑니다 누님같은 소나무가 빙그레 웃는 새해의 아침이 밝아옵니다. 맑은 연꽃대에 앉은 햇살 하나가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당신의 창을 두드리고 아무도 닦아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