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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anuary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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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 - 읽고 싶은 시

동화-파랑새

동화-파랑새    성미정 처음부터 파랑새는 아니었어 당신도 저런 새를 갖고 싶다면 좋은 방법을 알려주지 위험을 무릅쓰고 추억의 나라나 밤의 나라 따위를 헤맬 필요는 없어 우선 새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존 던(John Donne) 사람 혼자서 스스로 섬이 될 수는 없나니;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 대양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네. 한 줌 흙덩이가 바닷물에...

나의 영화관

  나의 영화관 장경린   시간을 뛰어넘는 영화도 보았고 性을 뛰어넘는 영화도 보았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영화도 보았다 그러나 악이 선을 뛰어넘는 건 보지 못했으니 영화는 일종의 오락에 불과한 게 아닐까 라고...

지상의 방 한 칸

  이시영   신림 7동, 난곡 아랫마을에 산 적이 있지. 대림동에서 내려 트럭을 타고 갔던가, 변전소 같은 버스를 타고 갔던가. 먼지 자욱한 길가에 루핑을 이고 엎드린 한...

인생

이기철   인생이란 사람이 살았다는 말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뎠다는 말 견디며 숟가락으로 시간을 되질했다는 말 되질한 시간이 가랑잎으로 쌓였다는 말 글 읽고 시험 치고 직업을 가졌다는 말 연애도 했다는...

아침식사

  아침식사 자끄 프레베르        그는 부었다 커피를      찻잔에.      그는 부었다 밀크를      커피잔에.      그는 넣었다 설탕을      밀크 탄 커피에.      작은 스푼으로      그는 저었다.      그는 마셨다 밀크...

감자꽃 따기

감자꽃 따기 황학주 네가 내 가슴에 가만히 손을 얹었는지 흰 감자꽃이 피었다 폐교 운동장만 한 눈물이 일군 강설(降雪)하얗게 피었다 장가가고 시집갈 때 모두들 한 번 기립해 울음을 보내준 적이...

야생사과 – 나희덕

  야생사과   나희덕   어떤 영혼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붉은 절벽에서 스며 나온 듯한 그들과   목소리는 바람결 같았고 우리는 나란히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흘러가는 구름과 풀을 뜯고 있는 말, 모든 그림자가 유난히 길고...

전갈

류인서   봉투를 열자 전갈이 기어 나왔다 나는 전갈에 물렸다 소식에 물렸다 전갈이라는 소식에 물렸다 그로부터 나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 빙그레 웃곤 하였다 축축한 그늘 속 아기버섯도 웃었다 곰팡이들도 따라 웃었다 근사하고...

춘설春雪

춘설春雪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다 우수절 들어 바로 초하로 아침 새삼스레 누이 덮힌 묏부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닫이 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롬 절로 향긔롭어라 옹송그리고 살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