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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ly 19, 2018

겨울 사랑

       고정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겨울 강구항

  겨울 강구항 송수권 상한 발목에 고통이 비듬처럼 쌓인다 키토산으로 저무는 십이월 강구항을 까부수며 너를 불러 한 잔 하고 싶었다 댓가지처럼 치렁한 열 개의 발가락 모조리 잘라 놓고 딱,딱, 집집마다 망치 속에 떠오른...

연탄 한 장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

당신의 날씨

  당신의 날씨 김근 돌아누운 뒤통수 점점 커다래지는 그늘 그 그늘 안으로 손을 뻗다 뻗다 닿을 수는 전혀 없어 나 또한 돌아누운 적 있다 서로가 서로를 비출 수 없어...

호수

이형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수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겨울 노래

  겨울 노래 마종기 눈이 오다 그치다 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 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가을 꽃

가을 꽃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대답하지 못한 질문

  대답하지 못한 질문 유시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시대가 와도 거기 노무현은 없을 것 같은데 사람 사는 세상이 오기만 한다면야 그래도...

서랍에 대하여

  서랍에 대하여   나희덕   서랍을 열고 나면 무엇을 찾으려 했었나 기억나지 않는다 서랍을 닫고 나면 서랍 안에 무엇이 있었나 기억나지 않는다 서랍은 하나의 담이다 감싸고 품어내는 것, 그보다 더 넓은 세상에 등을 돌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