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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6월 11, 2026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존 던(John Donne) 사람 혼자서 스스로 섬이 될 수는 없나니;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 대양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네. 한 줌 흙덩이가 바닷물에...

늙은 비의 노래

  늙은 비의 노래 마종기 나이 들면 사는 게 쉬워지는 줄 알았는데 찬비 내리는 낮은 하늘이 나를 적시고 한기에 떠는 나뭇잎 되어 나를 흔드네. 여기가 희미한 지평의 어디쯤일까. 사선으로 내리는 비...

박꽃

박꽃 신대철 박꽃이 하얗게 필 동안 밤은 세 걸음 이상 물러나지 않는다   벌떼 같은 사람은 잠 들고 침을 감춘 채 뜬소문도 잠 들고 담비들은 제...

도토리를 줍는, 저 사람

도토리를 줍는, 저 사람 정끝별   툭 툭 가을 깊이 못질을 하듯 도토리가 버릴 거 다 버린 상수리 숲에 쌓이면 체머리 흔들며 누가 이 숲에 와 저토록 헐벗은 잎새와 가지를...

울음이 타는 가을강

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빛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재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절벽

절벽 이상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 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 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 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 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 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 꽃이 – 보이지도않는꽃이             희랍인들은 시간을 3가지로 나누었다. 자연의...

선운사에서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오메, 단풍 들것네

  오메,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네.’           ...

나의 영화관

  나의 영화관 장경린   시간을 뛰어넘는 영화도 보았고 性을 뛰어넘는 영화도 보았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영화도 보았다 그러나 악이 선을 뛰어넘는 건 보지 못했으니 영화는 일종의 오락에 불과한 게 아닐까 라고...

서시(序詩)

  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