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타는 가을강
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빛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재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절벽
절벽
이상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
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
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
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
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
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
꽃이 – 보이지도않는꽃이
희랍인들은 시간을 3가지로 나누었다. 자연의...
선운사에서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오메, 단풍 들것네
오메,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네.’
...
나의 영화관
나의 영화관
장경린
시간을 뛰어넘는 영화도 보았고
性을 뛰어넘는 영화도 보았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영화도 보았다 그러나
악이 선을 뛰어넘는 건 보지 못했으니
영화는 일종의 오락에 불과한 게 아닐까
라고...
서시(序詩)
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by Walt Wreaded_countman 월트 휘트먼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우리의 무서운 항해는 끝났습니다.
배는 모든 고난을 해치고 나왔고 우리가 추구했던 것은 달성되었습니다.
항구는...
손님
손님
백무산
내가 사는 산에 기댄 집 눈 내린 아침
뒷마당에 주먹만한 발자국들
여기 저기 어지럽게 찍혀 있다
발자국은 산에서 내려 왔다 간혹
한밤중...
바다와 나비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 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아침식사
아침식사
자끄 프레베르
그는 부었다 커피를
찻잔에.
그는 부었다 밀크를
커피잔에.
그는 넣었다 설탕을
밀크 탄 커피에.
작은 스푼으로
그는 저었다.
그는 마셨다 밀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