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C
Montreal
월요일, 5월 18, 2026

꽃 – 김형주

꽃 김형주   내 靈魂(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앓는 그대 庭園(정원)에서 그대의 온 밤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사랑은 참 과학적이야 꽃이 딱 피는 근거처럼 – 김형주

사랑은 참 과학적이야 꽃이 딱 피는 근거처럼   김형주   섣부르다 싶은 어떤 감정이 몸 안에 감염됐다가 어디론가 숨었다 무엇이라고 부를까 교감신경의 의문스런 팽창과 적혈구의 쓸쓸한 농도가 마찰 없이 비벼지는 것 내가 맛있어지는 찰나랄까 우주적으로 말해 나를...

평화의 대장정 – 제주 강정마을 – 김희정

평화의 대장정 -제주 강정마을                                                       김희정   임진각에서 목포를 거쳐 제주까지 우리는 걷는다 평화의 씨앗을 품고 걷고 또 걷는다 베낭에 담은 사연들을 온 몸으로 안고 제주도를 향해 평화의 섬을 향해, 강정으로 간다 칼바람도...

병풍 속의 화원 -신사임당의 초충도병草蟲圖屛 향일화

병풍 속의 화원 -신사임당의 초충도병草蟲圖屛   향일화   지상에 없는 당신을 읽기로 합니다. 당신이 옮긴 세상은 어쩜 저리도 음전한지요   가녀린 붓의 흘림체로 일구던 텃밭엔 온통 봄 화색이 돌았지요 눈시울이 항시 붉었던 맨드라미, 양귀비꽃들이 주인처럼 터를...

하루만의 위안 – 조병화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월인보 (月印譜) – 위선환

월인보 (月印譜)   위선환   뉘우쳤고, 며칠 더 뉘우친다 내 몸에 달빛 밝다 희고 가는 실핏줄과 토막 난 뼈다귀들, 등줄기에 금 그어진 길고 깊은 손톱자국까지 낱낱이 비친다   갈빗대 사이로 달빛 새어들던 외진...

눈사람의 시 – 문성해

눈사람이 홀로 밤을 맞고 있다 저런 눈사람으로 골목에 나앉아 있어 본 적 있는가 세상의 집이란 집은 모두 제 가족을 끌어안고 도무지 모르는 빛으로 동그랗게 불 밝히고 내겐 더 이상...

사유하는 텔레비전 – 우대식

우리 집 뒷산에 누군가 가전제품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텔레비전이 무려 열 대 가까이 버려졌다. 어떤 놈은 모로 처박히고 어떤 놈은 나무 둥치에 버젖이 걸터앉아 있기도...

오래된 일기 (故 김근태 고문님 영전에 바침) – 강미영

나는 그를 모른다 왜 그가 붙들려 가는지 1990년 5월14일자 한겨례 신문 1면의 김근태 씨 수 십 아니 수 백의 험악한 장정들에 둘러싸여 낚아 채여서 개돼지처럼 그가 또 도살장으로...

다시 태어나 꽃으로

그리웠어요 고향의 밤하늘이 머리위로 날리던 풀내음이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어머니의 웃음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체온이   모진 운명과 힘없는 나라란 굴레에서 어느 곳에도 안식하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