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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17, 2019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혜화 경찰서에서

혜화 경찰서에서 송경동 영장 기각되고 재조사 받으러 가니 2008년 5월부터 2009년 3월까지 핸드폰 통화내역을 모두 뽑아왔다 나는 단지 야간 일반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잡혀왔을 뿐이었다 힐금 보니 통화시간과 장소까지 친절하게 나와 있다 청계천...

바람의 말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향수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너의 꽃

  너의 꽃 채호기 꽃은 식물 중에서 유일하게 동물動物이다. 꽃은 새! 새를 공중에 뜨게 하는 부력은 꽃이 발산하는 힘이 공기에 섞여 있기 때문. 그 힘이 부리로부터 항문에 이르는...

이산離散 – 디아스포라의 눈 35

  이산離散 - 디아스포라의 눈 35                               강미영 서울의 동기간과 통화를 했는데 10년 타국 살이 건성건성 사귀어온 피부 색 다른 이웃과 나눈 헛 인사보다 쓸쓸하다 함께...

불혹(不惑), 혹은 부록(附錄)

불혹(不惑), 혹은 부록(附錄) 강윤후 마흔 살을 불혹이라던가 내게는 그 불혹이 자꾸 부록으로 들린다 어쩌면 나는 마흔 살 너머로 이어진 세월을 본책에 덧붙는 부록 정도로...

별빛들을 쓰다

  별빛들을 쓰다 오태환 필경사가 엄지와 검지에 힘을 모아 철필로 원지 위에 글씨를 쓰듯 이 별빛들을 쓰는 것임을 지금 알겠다 별빛들은 이슬처럼 해쓱해지도록 저무는 것도 아니고 별빛들은 흑란...

진보와 보수 사이에 해오라기가 앉는다

진보와 보수 사이에 해오라기가 앉는다 김영남 진보적인 여자와 텐트를 쳐볼까, 보수적인 여자와 물놀이를 해볼까 텐트를 치며, 물수제비를 뜨며 계속 고민하는 나의 여름휴가. 이럴 땐 한번 물어보는 거다, 전...

노숙

노숙 김사인 신문지 같은 옷가지를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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