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여성의 손발과 아랫배가 차다’는 말 속에는 자궁기능의 부전이라는 의미가 숨어있다. 실제로 수족과 하복부냉증을 나타내는 많은 여성은 단순한 체온의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넘어서 다양한 전신허약증세를 나타낸다. 그리고 생리불순과 불임을 호소하는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증후군을 함께 가지고 있다.
자궁은 냉(冷)한 것을 싫어한다. 자궁이 냉하다는 것은 실제적인 온도의 저하와 함께 기능의 저하를 의미한다. 자궁냉증은 어혈(瘀血)이라고 하는 나쁜 피의 불순물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어혈은 또한 병리물질이 되어 기혈의 순환을 저해함으로써 건강한 피가 우리 몸 구석구석에 가서 활약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렇기에 자궁이 건강하지 못하면 월경 통, 냉 대하, 불임, 습관성유산 등의 생식에 관련된 질환을 일으킨다. 두통, 관절통, 소화장애 등 전신의 어떤 질환도 어혈로 인한 증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월경 전에 생기는 여드름은 어혈의 정체(停滯)로 인한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요즘은 자궁을 절제(切除)한 ‘빈궁(?)마마’가 40-50대 여성 열명 중 한 명꼴이라는 통계가 있다. 출산을 끝낸 여성에게 자궁절제수술은 너무 쉽게 시행되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자궁근종은 양성종양(良性腫瘍) 때문에 자궁을 적출(摘出)하는데 실제로는 꼭 수술해야 하는 근종은 그리 많지 않다. 근종이 암으로 변할 확률은 많지 않으며 또한 폐경기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기에 ‘관리(管理)’의 대상이지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적(敵)이 아니다. 그러나 쉽게 자궁적출이 권해지는 것은 아마도 자궁을 단지 ‘임신’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의식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자궁을 적출한 여성들은 단지 자궁을 잃었기 때문에 오는 상실감으로서 형용할 수 없는 전신무력감, 우울증, 하복부 불편감, 요통 등의 전신증상을 호소한다. 이는 자궁이 적출되면서 자궁에서 시작되고 자궁을 경유하는 경락(經絡)의 손상으로 기혈흐름에 장애를 일으켰기 때문에 나타나는 명백한 신체적 증상이다.
현대는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체중을 줄이기 위해 하는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부족, 불편한 의복차림(꽉 끼는 바지, 배꼽티 등)과 잦은 임신중절수술 등으로 인해 자궁의 기혈순환이 만성적으로 저하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그 결과 젊은 여성 중에도 월경불순이나 월경통은 물론 조기 폐경이나 난소난종, 자궁근종 등 종양성질환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