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이 나타나는 성인병은 특히 40대 이후의 중년기에 많이 발생한다. 또 사망률도 높은 병으로 대게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비만, 고지혈증 등이 선행된 뒤 중풍, 각종암, 종양, 심장병, 간장병 등으로 진행된다.
성인병의 원인은 현대사회의 변화, 즉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스턴트화, 음식의 기준을 칼로리 위주로 생각하는 것, 각박한 사회생활과 생존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 운동부족, 대기오염, 자동차 배기가스, 수질오염 등으로 인한 환기오염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병은 한번 발병하면 완전히 치유할 수 없기 때문에 평소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때문에 항상 약물을 복용하는데 그러다 보면 환자가 먼저 지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성인병을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접근해 약을 평생 복용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본원에 내원 치료중인 53세의 남자 당뇨병 환자를 사례로 소개한다. 성인병 중 하나인 당뇨는 한의학적으로 하나의 병명과 일치하는 질환은 없다. 다만 소갈(消渴), 이양병(二陽病), 피부양통(皮膚痒痛), 조(燥)질환과 다소 유사한 면이 있다. 그 중에서도 소갈이 가장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소갈에도 다양한 분류가 있으나 가장 보편적인 분류로 보면 상소(上消), 중소(中消), 하소(下消)로 구분할 수 있다.
상소는 열기가 위로 올라가서 가슴이 답답하고 입술이 붉어지며 목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는데 양은 적다. 음식은 질병을 앓기 전과 동일한 양을 먹고 대변도 정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위부(胃腑)의 열이 심폐(心肺)를 훈증(熏蒸)해 폐음(肺陰)의 진액이 손상되어 생긴 것이라 볼 수 있다.
중소(中消)는 음식이 빨리 소화되어 금방 배가 고픈 것이 주 증상이다. 그러나 체중은 계속 감소한다. 이것은 소화기에 열이 몰린 까닭이다.
하소(下消)는 소변을 자주보고 소변의 색이 탁하여 기름과 같다. 현재 본원에서 치료중인 환자는 하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소변에 거품이 있고 눈이 침침해지며 피고하고 기운이 없다. 신음이 손상되고 음허화동(陰虛火動)이 되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환자는 과도한 음주, 흡연으로 습열(濕熱)이 쌓여 화(火)가 작용해 소갈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
한방치료는 신음을 보(補)하고 열(熱)을 식히는 방법이다. 처방으로는 육미지황원을 사용하고 단 음식, 술, 기름진 음식을 삼가고 식사량도 줄이게 했다. 또 짠 음식과 밀가루 음식도 삼가도록 했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침 치료를 병행한 결과 병세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