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주정부와 하이드로퀘벡(Hydro-Québec)이 저소득층 세입자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대규모 지원 사업에 나선다. 최대 12만 가구에 고효율 히트펌프(heat pump)를 설치해 연간 전기료를 평균 250달러 절감한다는 계획으로, 생활비 지원과 기후 정책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전환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이드로퀘벡과 주정부는 20일 총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에너지 효율화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했다. 사업 대상은 저소득층 임차 가구이며, 기존 에너지 지원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세입자층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업은 퀘벡주 전역 최대 12만 가구에 고성능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참여 가구는 평균적으로 월 전기요금의 약 2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기준으로는 약 250달러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클로딘 부샤르(Claudine Bouchard ) 하이드로퀘벡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약 12만 가구가 고성능 히트펌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 개선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세입자의 경우 주택 구조 변경 권한이 건물주에게 있어 히트펌프 설치와 같은 설비 개선 혜택을 누리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 정책 상당수가 주택 소유주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퀘벡 주정부는 이번 프로그램이 이런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재원은 퀘벡 정부의 전기화 및 기후변화기금(Fonds d’électrification et de changements climatiques·FECC)에서 1억5천800만 달러가 투입되며, 나머지는 하이드로퀘벡이 추진 중인 100억 달러 규모의 10개년 에너지 효율 전략 예산에서 충당된다.
사업은 비용 분담 구조를 통해 건물주의 참여를 유도한다.
가구별 설치 비용 가운데 평균 약 55%는 하이드로퀘벡이 부담하고, 나머지 45%는 건물주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건물주들이 별도 부담 없이 에너지 개선 사업에 참여할 유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주정부는 에너지 시설 개선이 임대료 인상이나 세입자 퇴거의 명분으로 악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파스칼 데리(Pascale Déry) 퀘벡주 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지원 혜택은 실제 전기료를 부담하는 세입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건물주가 히트펌프 설치를 이유로 임대료를 올리는 일이 없도록 관리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드로퀘벡은 지역사회 단체와 협력해 참여 가구 정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세입자 권익 보호 상황도 함께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의 열에너지를 활용해 실내 냉난방을 수행하는 고효율 시스템이다. 겨울철에는 외부 열을 실내로 전달하고 여름에는 냉방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기존 전기 난방보다 적은 에너지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는 폭염과 한파가 반복되면서 에너지 절감과 기후 적응 대책 차원에서 히트펌프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하이드로퀘벡에 따르면 지난해 퀘벡 내 약 16만5천 가구가 히트펌프를 설치했으며 이는 전체 주거시설의 약 4%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절약된 전력을 전기차 보급과 산업 전기화, 대규모 전력 수요 증가 대응 등에 재활용할 계획이다.
일부 주민들은 정책 방향에 “폭염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실제 전기료 절감 폭과 신청 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실제 체감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단순한 에너지 절약 사업을 넘어 생활비 부담 완화와 탄소 감축,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새로운 정책 실험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확대와 산업 전기화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 자체를 새로운 공급원으로 활용하려는 퀘벡 정부 전략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