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
눈보라와 불볕과 폭풍우를
다 뚫고 나온 강인한 진실만이
향기로운 사과알로 붉게 빛나니
그러니 다 맞아라
눈을 뜨고 견뎌내라
고독하게 강인해라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음해와 비난은 한 철이다
절정에 달한 악은 실체를 드러낸다
그대 아는가
세상의 모든 거짓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끝까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자는
그 존재만으로 저들의 공포인 것을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한 사람의 상처 난 걸음마다
붉은 사과알이 향기롭게 익어오느니
자, 이제 진실의 시간이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이 SNS 에 올린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한국의 법무부장관인 조국의 주변인물을 소환, 기소하고 자택을 포함해서 70여 군데를 압수수색하고 언론은 몇만건의 기사를 쏟아내는 통에 한 가족이 온통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 문득 눈에 들어온 이 시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박노해 시인은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문단에 알려졌고 시집 제목처럼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