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의 체류시간이 지난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자 한 명이 응급실에 머무르는 중간 시간이 여전히 5시간을 넘는 데다 2018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40분 이상 길어진 것으로 조사돼 퀘벡 의료 시스템의 만성적인 응급실 과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몬트리올경제연구소(MEI)가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퀘벡주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의 중간 체류시간(median length of stay)은 5시간 12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5시간 23분과 비교하면 11분 단축된 것이다. 최근 지속적으로 악화해온 응급실 상황이 다소 개선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연구소는 장기적인 추세를 고려하면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8년 퀘벡 응급실의 중간 체류시간은 4시간 31분이었다. 지난해 기록한 5시간 12분과 비교하면 8년 사이 41분 증가한 셈이다.
이번 통계에서 말하는 ‘체류시간’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 등록한 시점부터 진료와 필요한 처치를 거쳐 퇴실하거나 다른 병동으로 입원할 때까지 응급실에서 보낸 전체 시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의사를 만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만을 의미하는 일반적인 ‘대기시간’과는 차이가 있다.
응급실을 이용하는 환자 수도 상당한 수준이다. 퀘벡에서는 하루 약 1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가정의나 일차 진료기관에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하고 응급실로 몰리는 현상이 응급실 과밀을 악화시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왔다.
퀘벡 정부는 그동안 응급실 혼잡을 줄이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혁과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가정의 부족과 의료 인력 문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 등이 겹치면서 응급실 체류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정의 또는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를 확보하지 못한 주민이 적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차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지 못하면 환자들이 결국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고, 이는 다시 응급실의 환자 집중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몬트리올경제연구소의 르노 브로사르(Renaud Brossard)는 이번 결과에 대해 11분의 감소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이기는 하지만 개선 폭은 매우 작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의 수치를 살펴보면 퀘벡 응급실 문제는 단기간의 등락보다 장기적인 체류시간 증가가 더욱 뚜렷하다. 2018년 4시간 31분이었던 중간 체류시간이 지난해 5시간 12분까지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도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상당히 길어진 상태다.
응급실 과밀 문제는 단순히 환자의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응급실 내 환자가 증가하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병상이 필요한 환자가 제때 다른 병동으로 이동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퀘벡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 문제는 오는 10월 5일 실시되는 퀘벡주 총선에서도 주요 민생 현안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의 확보와 응급실 과밀, 의료 인력 부족 및 의료 시스템 운영 방식 등을 놓고 각 정당의 개선 방안이 선거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사에서 응급실 체류시간이 전년보다 11분 줄어든 것은 일단 개선된 결과다. 하지만 8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41분 증가한 만큼 퀘벡 의료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퀘벡 주민들이 응급실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가정의와 일차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응급실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