묏 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백기완
맨 첫발
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없는 춤꾼이라고 해도
중심이 안 잡히나니
그 한발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아니 그 한발띠기로 언땅을 들어올리고
또 한발띠기로 맨바닥을 들어올려
저 살인마의 틀거리를 몽창 들어 엎어라
들었다간 엎고 또 들었다간 또 엎고
신바람이 미치게 몰아쳐 오면
젊은 춤꾼이여
자네의 발끝으로 자네 한 몸만
맴돌라함이 아닐세 그려
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이 썩어 문드러진 하늘과 땅을 벅,벅,
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시라
돌고 돌다 오라가 감겨오면
한사위로 제끼고
돌고 돌다 죽엄의 살이 맺혀오면
또 한 사위로 제끼다 쓰러진들
네가 묻힐 한 줌의 땅이 어디 있으랴
꽃상여가 어디 있고
마주재비도 못타보고 썩은 멍석에 말려
산고랑 아무데나 내다 버려질지니
(중략)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산자여 따르라”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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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퍼오고 싶었지만 너무 길어서 끊어서 가져온 백기완의 시다. 이 시의 2 단락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되어 지금도 불리워지고있다. 민주주의의 피값을 제대로 치루고 있는지 다시 옷깃 여미며 생각해볼 때다. 세상이 하수상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