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pé Blues 1
김준태
바람으로 듣고 물결로 보는 거지. 떠나지 않는 생각이란 그런 거 마음에 포구 하나 짓는 거. 닿아도 갈 수 없는 저기 저 물바다, 깜깜 심해心海에 두고 온 물꼬리 한줄기. 배는 한쪽에 묶여 온몸을 흔들고 사람은 기억 하나에 감겨 온 삶을 흔드네. 흔들리는 그대여, 밤새 떨고선 외등 푸른 불빛이여. 맨 살 갯바위에 이슬 피면 멎겠나 한소끔 해일 일어주면 되겠나. 흔들지 않아도 흔들릴 목숨. 한 번의 짧고 마디진 탄식이 송두리째 가지고 갈 밤, 한밤. 바람에 묻고 물결에 덮는 거지. 마르지 않는 기도란 그런 거 숨 붙은 몸에 외등 하나 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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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의 동쪽 가스페 포구에서 누군들 그 거친 물결에 스스로 온전히 내려놓고 싶지 않을까 만은 시인은 자신의 목숨과 삶의 깊이에서 세상의 해답을 찾은 듯하다. 흔들리고 부서져서 드디어 푸른 외등 하나 밝히고 있지 않은가. 김준태 시인은 현재 토론토 ‘시 6’ 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시를 싣도록 허락해준 시인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