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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6월 10, 2026

담쟁이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 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연화리 시편 25

곽재구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격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우리들의 대통령

임보 수많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비상등을 번쩍이며 리무진으로 대로를 질주하는 대신 혼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골목길을 즐겨 오르내리는 맑은 명주 두루마기를 받쳐입고 낭랑히 연두교서를 읽기도...

투자 소득과 세금 보고

투자 소득과 세금 보고 세금의 종류는 많지만 매년 정부에 자진 신고해야 하는 세금은 소득에 관한 세금이다.  올해는 캐나다가 소득세를 도입한지 100년이 되는 해로 도입 당시...

불면

  김영제   밤새도록 나를 흔들어 깨운 것은 마침내 드러누울 곳을 찾지 못한 젖은 바람의 뒤척임이었을까 평생을 남루로만 떠돌던 허깨비 잉걸불로 타오르고 싶은 한 줌 낙엽이었을까 텅 빈 나뭇가지 끝에 반쯤...

거기에 가면

  홍영철   그 집이 거기에 있을까 다정했던 녹슨 대문과 낡은 지붕 마당 가운데 오래된 연못 하나 때가 되면 꽃밭 가득 흐드러지던 채송화, 맨드라미, 코스모스, 거기에 그 빛깔 그 향기 아직 거기에...

한 마리 새가 날아간 길

  오규원   나뭇가지에 앉았던 한 마리 새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그리고 잎과 잎 사이로 뚫린 길을 따라 가볍게 가볍게 날아간다   나뭇가지 왼쪽에서 다시 위쪽으로 위쪽 잎 밑의 그림자를 지나 다시 오른쪽으로...

빗물

홍 수 희   사랑아, 너는 아느냐 내 가벼운 추락의 몸짓을   때로 나는 너를 위하여 온전한 소멸을 꿈꾸나니   내 없어 너에게 이르겠거늘 네 없어 나에게 이르겠거늘   네 안에 내가 들어서기 위하여 이리도 오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