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8 – 비염, 한방으로 치료

한의학에서의 비염 치료는 코의 본래 기능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흔히 여름철엔 코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음료수를 자주 섭취하면 체내 열손실이 생긴다.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의 큰 온도차는 아직 체온조절 기능이 미숙한 아이들의 생리적 균형을 깨뜨리기 쉽다. 에어컨 바람 속에 포함된 각종 오염물질은 민감한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비염을 심화한다. 코질환 환자에겐 결코 방심할 수 없는 계절이다.

비염은 주로 폐 기능이 허약할 때 나타난다. 폐와 외부의 기운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바로 코다.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은 간(肝)·담(膽)·심(心)에 기운이 울체(공기 따위가 막히거나 가득 참)돼 열이 위로 올라오는데 이 또한 비염의 원인이 된다.내부에 쌓인 열은 몸의 진액을 마르게 한다. 이는 코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온난화로 인한 이상 고온, 과도한 냉방도 코 점막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비염은 성장에 걸림돌이다. 숙면을 방해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저해한다. 잠잘 때 코막힘으로 입을 벌리고 자 얼굴형에 변형이 일어나기도 한다. 식욕도 감퇴시킨다. 코가 막혀 냄새를 맡기 어려워져 음식에 대한 흥미를 잃어서다. 비염이 있으면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가 많다. 이는 건강하지 못한 오장육부의 기운이 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숨 쉬기가 편하지 않아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같은 코질환이라도 ‘한열허실(寒熱虛實)’에 따라 다르게 치료한다. 실증(實證)은 기가허한 상태에서 외부의 나쁜 기운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다. 기후가 고르지 못해 걸리는 감기가 대표적이다. 특히 풍한(바람과 추위)으로 온 감기는 2차적인 합병증인 급성 비염이 되기 쉽다. 허증(虛證)은 기가 약하고 저항력이 떨어져 외부의 나쁜 기운에 대항하지 못해 오는 병이다. 비염은 주로 허증에 의한 것으로 본다. 이는 성질에 따라 허한성(虛寒性)과 허열성(虛熱性)으로 나뉜다.

허한성 비염은 양방에서의 비후성 비염에 해당한다. 급성 비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오래 돼 만성 비염이 된 후 이 상태가 지속되면 비후성 비염으로 발전한다. 내시경을 통해 보면 코 점막이 부어있고 창백하다. 색과 형상이 마치 얼음동굴과 같다. 콧물·후비루·코막힘을 동반한다.

양방에서의 위축성 비염은 허열성 비염이다. 진액이 마르거나 지나친 점막 절제 수술로 코의 기능을 상실한 경우다. 코 점막이 붉고 위축돼 있으며 주름지고 울퉁불퉁하다. 누런 콧물이 나오고 악취가 나기도 한다. 냄새도 잘 맡지 못한다. 코 안이 건조하고 코딱지가 많으면 코피를 자주 흘린다.

비염을 앓는 환자의 가장 큰 바람은 코로 편안하게 숨을 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콧속의 나쁜 기운을 밖으로 배출시켜 코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치료해야 한다. 우선 점막침술로 콧속에 침을 놓아 코를 시원하게 뚫어준 후 한방성분의 외치제를 발라 염증을 다스린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예부터 코 질환엔 외용제를 많이 사용했다.

이처럼 한의학에는 환부에 직접 작용하는 외치치료법이 있지만 그동안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환자에게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 그러나 현대 장비와의 접목이 한방 외치치료의 활용을 수월하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