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추진 안 해”…미국 관세 압박에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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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25일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한 대응이다.

카니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는 중국이나 다른 비시장(non-market) 경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할 의도가 없다”며 “최근 중국과 맺은 합의는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지난 몇 년간 발생한 특정 관세 문제를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는 비시장 경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할 경우 사전 통보해야 한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다”며 “캐나다는 중국이나 다른 비시장 국가와 그러한 협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경우 캐나다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한때 위대한 국가였던 캐나다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며 “아이스하키만은 건드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카니 총리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과의 최근 합의는 일부 산업 부문에서 발생한 관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제한적인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2024년 미국과 보조를 맞춰 중국산 전기차(EV)에 100% 관세,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보복 조치로 캐나다산 카놀라유와 카놀라박에 100% 관세, 돼지고기와 해산물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카놀라 종자에도 고율 관세를 적용했다.

그러나 카니 총리는 이달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해당 조치를 일부 수정했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6.1%로 낮추는 대신, 연간 수입 물량에 상한을 두기로 했다. 초기 상한은 연간 4만9천 대이며, 5년 내 약 7만 대까지 확대된다. 중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캐나다산 농산물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초기 수입 상한은 캐나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 약 180만 대의 3% 수준”이라며 “2024년 이전에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상한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의 캐나다 자동차 산업 투자도 향후 3년 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합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캐나다 자동차제조업협회(CVMA) 최고경영자가 ‘미국 시장 접근 없이는 캐나다 자동차 산업이 존속할 수 없다’고 말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중국과의 합의는 캐나다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도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값싼 상품이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통로가 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며 “USMCA는 올여름 재협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장주의적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 편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과의 긴장을 높였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해 왔다.

카니 총리는 이러한 국제 환경 속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견국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최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테이블에 앉아 있지 않으면 메뉴가 된다”며 강대국의 압박을 경고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총리실은 카니 총리가 중국 방문 이후 카타르를 거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해 통상과 투자 협력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