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1. 여름철 보양식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한자성어 “이열치열(以熱治熱)”은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흔히들 주고 받는 대화 속에 등장하는 단어 같다.

한방에서는 날씨가 더울 때는 몸의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쌓이기 때문에 뜨거운 음식을 섭취하여 모공을 열면 몸 속의 더운 기운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된다고 본다. 이런 연유로 중국에서는 푹푹 찌는 여름에도 귀한 손님이 오면 뜨거운 차를 대접한다.

사람의 몸은 날씨가 더우면 열기가 피부와 표면 쪽으로 모여 반대로 몸 속이 차가워지고, 날씨가 차가워지면 피부와 표면이 차가워지고 속이 더워진다. 따라서 추운 겨울에 피부가 차가워지는 것은 체표만 따뜻하게 하면 되기에 난로나 온기를 쬐면 된다. 날씨가 더울 때는 몸 속의 찬 기운을 맵거나 따뜻한 음식으로 데워야 더위를 이겨낼 수 있게 된다. 이쯤 되면 이열치열이 얼마나 과학적 근거에서 나온 말인지 조상들의 지혜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이열치열 음식들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땀이 많이 나고 체력소모가 많으며 식욕도 떨어지는 요즘과 같은 때에 따뜻한 국물이나 필수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땀이 배출돼 열이 식고 속은 따뜻해지면서 새로운 기운이 생긴다.

전통적 여름철의 보양식은 삼계탕, 추어탕 등이다. 이런 음식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반면 자주 화를 내거나 열이 많은 체질이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닭고기는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육질이 연하고 소화가 잘되며 단백질, 콜라겐 등 필수영양소가 풍부하다. 여기에 속을 데워주는 인삼, 생강, 마늘 등을 함께 넣어 먹으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추어탕의 주재료로 쓰이는 미꾸라지는 고 단백질과 비타민 A, D, 칼슘, 각종 무기질이 풍부한 완전식품이다. 추어탕은 소화가 잘되고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어 소화능력이 약한 사람들이 먹기에도 좋다. 위와 같은 전통적인 보양식에 약간의 아이디어를 창출한다면 현대인의 입맛마저 사로 잡을 수 있는 보양식이 생겨날 것이다. 갈비는 일반적으로는 보양식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 매운맛을 첨가하여 숯불구이를 한다면 새로운 보양식이 될 수 있다. 전통적인 닭백숙에 전복, 해삼, 대하 그리고 마늘을 많이 넣으면 새로운 맛의 보양식이 된다. 전복, 해삼, 대하, 황기를 충분히 고아 낸 국물에 아귀, 동태, 낙지를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해물 탕을 만들면 맛도 깊고 더위도 이겨낼 수 있는 훌륭한 보양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