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하다 보면 만성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위내시경검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환자를 가끔 보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기능성소화불량이라고 말하는데 비단 한가지 증상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속 쓰림, 복부팽만, 조기포만감, 만복감, 오심, 또는 구역감 등의 여러 증상들을 포괄하고 있다.
소화기관은 섭취한 음식물로부터 사람이 활동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기관이다. 소화기관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 기능을 하는가는 인체의 건강상태와 직결되어 있다. 이는 마치 자동차엔진이 가솔린이나 디젤 같은 연료로부터 최대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뽑아내야 같은 양의 연료로도 더 멀리 달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인 것이다. 그런데 소화를 관장하는 기관인 비위(脾胃)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우리 몸이 활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얻지 못하게 되고 소화기능뿐만 아니라 전신에 여러 가지 이상이 생기게 된다. 비위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할 수 있는 증상들은 소화불량이나 변비, 설사 같은 단순소화기계통뿐만 아니라 만성피로, 면역계질환, 부인과질환, 신경계질환, 근골계질환 등도 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각종질환들이 소화기계통 이상과 직결되는 이유는 소화기관이 단순히 음식물을 소화하고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뿐 아니라 신체의 균형을 조절하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인체는 기(氣)와 혈(血)의 작용에 의해 신체활동을 하고 생명을 유지하게 되는데 만약 기와 혈의 균형이 무너지고 어느 한쪽이 부족해지면 대개 소화기에 관련징후가 나타나게 된다. 가령 기가 부족할 경우 우선 입맛을 잃게 되고 식후에 식곤증이 심해지거나 명치끝이 더부룩하고 답답한 증상이 올 수 있다. 반면 혈이 부족하게 되면 인체의 혈을 보충하기 위해 입맛이 계속 당기면서 먹을 것을 찾게 된다. 따라서 비위기능의 실조로 인한 기능성소화불량은 기와 혈의 불균형을 조절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침과 한약을 통한 한의학치료법은 거의 부작용이 없으면서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만성적인 소화불량을 방치하면 나중에 더 큰 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고 진료를 받도록 하자.
평소 생활습관에서도 찬 음식을 비롯해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줄이고 복부마사지나 배꼽주위에 따뜻한 물수건을 10분가량 올려두는 것도 치료법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