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 우울증의 극복

세상은 편해지고 물질도 풍요로워졌으나 많은 분들이 여전히 불편한 마음 때문에 한의원을 방문한다. 특히 우울한 삶 속에서 실패와 상실의 아픔을 경험할 때 적절하게 극복하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을 흔히 ‘마음에 걸린 감기’라고도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3가지 욕구가 있다. △강하고 우월하고 안전하고 싶은 욕구, △하나의 존재로 사랑 받고 싶은 욕구,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역할에 대한 욕구 등이다.

이런 욕구를 현실에서 이룰 수 없다고 생각되면 버림 받은 것 같고 무력해지고 우울해지고 사고방향이 내면으로 향하게 된다. 또 실직, 이혼, 사별 등 특별한 사건들과 얽힌 가족들과의 관계는 우울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울증치료는 원치 않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나의 관성과 습관에서 빠져 나오는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계기가 필요하거나 스스로 힘들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을 때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를 통해 상황을 객관화하고 숨겨진 힘을 찾아내고 현실을 탐구한다. 한약이나 침의 힘으로 에너지를 고양시키고 힘겨움을 회복함으로 삶에 대한 기술을 탐구한다.

한방에서는 각 사람의 우울을 다르게 본다. 불안해서 우울이 오고, 좌절해서 우울이 오고, 현실의 힘겨움으로 우울이 오고, 가족과의 불화로 우울이 오는 경우도 있다. 신체에 나타나는 증상은 식욕저하, 체중감소 혹은 증가,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고, 손발이 저리고 붓는 증상, 가슴이 답답하고 어깨통증이 생기며 소변곤란, 생리불순, 두통, 변비, 만성소화불량 등의 증세들이다.

우울증에 대한 진단이 내려지면 주로 기운을 올려 주는 치료를 하는데 소화기를 보하면서 한약과 침으로 다스린다.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은 분노 형과 비 분노 형으로 나눌 수 있다. 분노 형은 울화가 치밀고 신경질이 났다가 가라 앉으면서 우울해지는 증상이다. 분노 형의 치료는 화를 내려주는 약재로 치료하고 기운을 올리는 처방을 해야 한다.

비 분노 형은 모든 것이 내 탓이고, 힘이 들고 기운이 없어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매사가 귀찮고 때론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심장을 보하면서 기운을 북돋아 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처방을 사용한다. 침 치료로 기가 울체된 것을 치료해준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올 수 있는 병이다.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앓는 병이 아니다. 우울증환자들은 누가 내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놓는다. 대화거리가 없어도 그냥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평범하게 “아 하! 그렇군요!” 정도로 맞장구만 쳐도 그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 주위의 관심과 사랑만으로도 우울증은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