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 춘곤증(春困症 Spring Fever)

한의학에서는 간(肝)을 봄의 기운과 밀접한 장기로 인식하며 봄철에는 간질환 발생률이 높은 계절로 본다. 봄은 오행(五行)으로 목(木)에 해당되고 그 기(氣)는 풍(風)인데 봄에 부는 통풍은 모든 식물에 물을 올려서 새잎을 움트게 하고 만물을 소생하게 하지만 각종 풍병 즉 간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인체는 소우주로써 오행(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과 오기(풍열습조한-風熱濕操寒)을 가졌는데 목은 풍이며 봄에 해당되므로 봄에 발병되거나 악화되는데 대부분 간실(肝實)로 오게 된다. 간의 기운이 활발해지면서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억제하여 소화가 잘되지 않고 식욕이 떨어지게 된다.

춘곤증이란 봄에 느끼는 노곤한 기운을 말한다. 평소 소화기가 약하고 아침잠이 많은 사람, 기운이 약한 사람, 겨울철 과로가 누적된 사람들이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체질적으로는 소화기가 차고 약한 소음인이나 몸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많이 생긴다.

그러므로 춘곤증이 있을 때에는 소화기에 부담을 주는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약재나 식품을 먹어야 한다. 피곤하고 나른한 봄철, 기허(氣虛)상태가 지속되면 식욕부진이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생명을 지탱해주는 근본요소인 기와 혈의 부조화는 자연치유력을 약화시킨다. 그 결과 쉽게 감기에 걸리게 되며 평소의 지병이 악화되기도 한다.

옛 선인들은 인체내부의 환경과 자연의 외부환경을 음양(陰陽)의 법칙에 따라 양생법을 확립해 왔다. 계절 양생법으로 봄과 여름에는 양(陽)을 기르고, 가을과 겨울에는 음(陰)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양을 기르려면 많이 움직여야 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또한 땀 흘려 하는 운동보다는 걷는 정도의 운동이 바람직하다.

황제내경에서는 봄을 지난해의 묵은 때를 벗고 만물이 새롭게 소생하는 계절이라 하였으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정원을 천천히 거닐며 신체의 긴장을 풀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하였다. 그럼 봄에 나타나는 춘곤증은 어떻게 다스릴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제철음식 섭취이다. 먼저 봄나물이나 보양식 등으로 춘곤증을 해결하는 것이다. 춘곤증 해결에 좋은 봄나물은 달래, 두릅, 질경이 등 제철나물이다. 달래는 성질이 따뜻한 식물로 비타민C가 많아 춘곤증에 특효이다. 그러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잘 맞지 않는다. 두릅은 머리를 맑게 해주고 숙면을 돕는 음식이다. 또한 질경이, 냉이 같은 봄나물로 요리해 먹으면 춘곤증을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