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 여름철 아이들의 장염

더운 여름, 아이들이 즐겨찾는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는 그 맛이 달고 차기 때문에 자주 먹다보면 입맛을 잃기 쉽다. 게다가 음식물이 상하기 쉽고 몸도 감염위험에 많이 노출될 수 있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배앓이나 바이러스 장염에 잘 걸린다. 복통과 설사, 구토까지 진행되면 아이가 힘들어하기 때문에 입맛이 떨어져 먹겠다는 의지도 줄어든다.

여름에는 우리 몸의 기운이 겉으로 몰린 반면 속은 차가워져 위장의 면역력이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한증막 안에서 사람이 활동하기 어려운 것처럼 장에 습한 기운이 쌓여 장 자체가 움직이지 않고 늘어지기 쉽다.

평소 비위가 약하거나 위장에 열이 많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여름철에는 적당히 땀을 흘리며 몸을 움직이고 과도한 냉방을 피하고 여름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문제는 지난 여름 동안 배앓이나 장염, 만성 설사에 시달렸던 아이들이 지금까지 입맛을 잃었다는 것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여 아이들도 좋은 영양분을 섭취해 무럭무럭 자라야 할 시기이다. 하지만 배앓이나 장염으로 인해 제대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고 섭취한 것도 몸 밖으로 빠져 나가면 아이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배앓이나 장염을 앓고 났을 때 엄마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그것은 아이가 그간 잘 먹지 못한데다 구토, 설사로 기력이 떨어졌다고 기운을 보충하겠다고 기름진 음식을 먹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는 소화가 쉽게 되는 죽, 누룽지 같은 부드러운 음식부터 차근차근 먹여야 한다.

소화기능이 제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는데 기름진 음식이나 우유, 과일쥬스, 차가운 음식을 먹이면 다시 설사를 할 수 있다. 소화하기 힘든 현미밥보다는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하기 쉬운 찹쌀을 섞은 흰 쌀밥이 좋다.

억지로 먹이는 것은 오히려 식욕부진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아이와 평소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거나 맨손체조 등을 하며 장을 튼튼히 하는 습관부터 갖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 발가락 사이의 합곡혈과 태충혈 곧 사관혈 부위를 자주 맛사지 하면 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평소 입이 짧은 아이들에게는 오이나 무로 새콤달콤한 초절입을 만들어 먹이거나 매실장아찌 반찬 등을 추천한다. 한약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산사를 차로 끓여 음료수 대신 마시게 하는 것도 식욕을 되찾게 하는 방법이다. 또한 장염예방을 위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다. 특히 음식을 먹기 전과 화장실을 다녀 온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물기를 마른 수건으로 잘 닦는다. 축축한 손은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