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를 더하고 빼서 자연 면역력을 회복 시키는 것이 침이다. 한의학에서 침의 효과를 설명하려면 ‘경락 (經絡)’과 ‘기(氣)’를 빼놓을 수 없다. 경락은 ‘경맥(經脈)’과 ‘낙맥(絡脈)’의 줄인 말로, 기가 흐르는 통로(通路)다.
인체에는 기본적으로 12경락(또는 경맥)이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작은 경락이 온 몸에 퍼져 있다고 본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경락을 통해 기가 순환하는데 이 순환의 균형이 깨지면 질병이 생긴다.
이를 바로 잡는 것이 침 치료다. 경락에 따라 경혈(經穴)이란 주요 지점이 있으며 이곳에 침을 놓아 기를 더하고 빼는 등의 치료를 한다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경혈에만 침을 놓으면 같은 효과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정확한 경혈을 찾아 침을 놓는 것은 기본이고, 침의 실력은 시술자의 손으로 침을 만지면서 기를 조절하는 ‘득기(得氣)’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한의학에서 기(氣)는 시계방향으로 나선형으로 소용돌이 치면서 흐르는 것으로 본다. 침을 통해 기를 더하는 것을 보(補)라고 하며 반대로 과도한 기를 억제하는 것을 사(瀉)라고 한다. 이를 합쳐서 ‘보사법(補瀉法)’이라 한다. 곧 침을 놓는 사람이 환자의 기를 더하거나 빼서 균형이 깨진 기의 흐름을 바로 잡는다는 논리이다.
미국인이나 캐나다인들처럼 세계인들은 경락(經絡)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 경락(meridian)을 찾아보면 ‘통로(channel’과 ‘관(vessel)’ 등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기(gi)와 ‘혈(blood)’이 흐르는 길이며 ‘장부(臟腑)’와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위키피디아는 ‘인체에서 기가 어떻게 전달 되는지를 밝힌 연구들이 있지만 경락의 존재가 해부학o조직학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침치료의 효과는 인정하고 있다.
수면장애의 침치료법을 예를 든다. 인체는 12경락 사이에서 조절작용을 하는 ‘기경팔맥(奇經八脈)’ 이 있다. 기경팔맥은 ‘양교맥’과 ‘음교맥’등 8가지가 있다. 낮에는 12경락과 양교맥, 밤에는 12경락과 음교맥으로 각각 25회씩 총 50회기가 순환하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밤에 12경락과 음교맥의 기 흐름이 깨지면 불면증 등 수면장애가 생긴다. 발 안쪽 복숭아 뼈 바로 아래 ‘조해(照海: 음교맥이 시작되는 경혈)’와 바깥쪽 복숭아뼈 아래 ‘신맥(申脈 : 양교맥이 시작되는 경혈)’에 침을 놓아 깨진 기의 흐름을 바로 잡아 수면장애를 치료한다.
경희 한의대 임사비나 교수는 “조해혈과 신맥혈에 침을 놓으면 수면장애를 치료할수 있다.”며 “이 혈에 침을 놓으면 수면에 관계되는 멜라토닌 등 호르몬 분비가 활성화 되는지의 여부를 밝히는 연구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