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들중에는 ‘침을 맞으면 언제부터 목욕을 할 수 있나?’, ‘부항을 해서 피를 빼면 빨리 나을수 있나?’라는 질문을 하는분들이 더러있다.
– 침치료법에는 개합보사라는 것이 있다. 즉 침을 빼고 경혈을 손가락으로 얼마동안 막으면 보법이고, 침을 뺀 후 경혈을 손가락으로 막지 않으면 사법이다. 이 이론은 침을 맞은 후 혈위(血位)를 손가락으로 막아 정기 소모를 막고, 침을 맞은 후 혈위를 열어두어 사기의 배출을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침을 맞은 후에는 혈위를 통한 정기의 소모가 심해지는 것은 물론 열린 혈위로 찬기운이 침입할 수도 있다. 침을 맞은 혈위를 통해 감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한다 열린 혈위가 채 닫히기도 전에 외부의 강한 기운에 노출되면 이에 대한 방어벽이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울수 있다.
– 침 몸살은 침 치료에 의한 기운조절이 강한 탓에 몸이 그것을 버티기 어려워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침 맞은후에 주의를 하지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기의 배출이 일어나는 중에 갑작스럽게 찬 기운에 노출되면 피부와 근육이 수축하여 혈위가 닫히게 되어 사기의 배출이 중단되는 현상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침을 맞은 부분의 혈위를 통해 기운의 조절과 사기의 배출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난 후에 외부의 강한 기운을 접하는 것이 좋다. 대략 두 시간 정도가 경과하면 침 맞은 부분뿐만 아니라 기운의 조절을 위해 열렸던 혈위가 닫히게 되므로 그 후에 물로 씻거나 목욕을 해도 방어가 가능하다.
– 부항은 공기를 빼내는 방법에 따라 화관(화력을 이용한 배기), 수관(물을 끓여서 배기), 배기관(주사기로 공기를 뽑아서 배기)으로 나누는데 현재는 배기관법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 피를 빼는 부항은 ‘습식부항’이라 하고 피를 빼지않는 부항은 ‘건식부항’이라고 한다. 따라서 피를 빼는 부항만 효과가 있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부항은 피를 빼는 것인데, 이처럼 피를 빼는 습식 부항법을 쓰면 육안으로 나쁜피가 보이므로 치료가 빨리된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습식부항법은 타박상을 입거나 오래된 질병으로 어혈(瘀血)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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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의 논리는 기(氣)는 혈(血)을 항상 끌고 다닌다. 그런데 어혈은 정상적인 기의 흐름을 막아 통증을 야기함으로 당연히 습식부항법을 사용하여 어혈을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정상 순환중인 피를 빼는것은 피와 함께 기가 손실될 수 있으르로 신중해야 한다.
– 부항법도 환자의 질병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된다. 습식부항을 하느냐 건식부항을 하느냐에 따라 기대하는 효과가 달라지므로 반드시 피를 뽑아내야 치료효과가 좋다는 말은 잘못된 속설이다. 함부로 피를 빼면 빈혈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부항요법의 선택에도 신경을 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