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 꽃 사이에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도드라지게 아름다운 꽃들은
그 거리가 한결 절묘하다
꽃과 꽃 사이 꿀벌이 난다
안개가 피어 오른다
해와 달의 손길이 지나간다
바람이 살얼음을 걷으며 분다
향기가 어둠의 계단을
반짝이며 뛰어 오르내린다
봉긋해지는 열매들은
서로의 거리를
앙큼하게 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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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말하는 꽃과 꽃 사이의 거리를 ‘미적 초연성’ 또는 ‘심미적 거리감’ 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바로 절제가 주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혹자는 꽃꽂이를 하면서 꽃과 꽃 사이를 일부러 분질러 벌려놓기도 한다.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을 위해서다. 그 여백을 시인은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채우지만 열매들이 앙큼하게 좁히는 거리는 또 어떤 매력일까? 조은 시인은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생의 빛살’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