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달다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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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많은 나무가 아름다운 무늬를 남긴다고 한 정호승 시인의 시는 굳이 어려운 단어 하나 없이도 독자의 마음을 저리게 한다. 먼데서 오는 풍경 소리가 아니어도 그저 바람 소리 만이라도 그리운 사람 하나 마음에 품고 살고 싶게 만드는 시 한편 함께 읽어보자. 정호승 시인은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그리고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로 당선된 내공을 가지고 있다.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