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9개 주가 맥주와 와인, 증류주 등 주류의 주(州) 간 직거래를 제한해 온 규제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생산업체가 다른 주의 소비자에게 주류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캐나다 내 자유무역 확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 각 주 총리들은 22일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 샬럿타운에서 열린 연례 주총리회의(Council of the Federation)에서 주류의 주간(州間) 직접 판매를 허용하는 협약을 발표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맥주와 와인, 증류주 생산업체는 소비자가 거주하는 주와 관계없이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배송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캐나다에서는 주마다 서로 다른 주류 유통 규정이 적용돼 동일한 국가 안에서도 다른 주에서 생산된 술을 구매하기 어려웠으며, 대부분은 양자 협약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거래가 가능했다.
수전 홀트(Susan Holt) 뉴브런즈윅 주총리는 “지금은 캐나다가 서로에게 최고의 고객이 돼야 할 시기”라며 “이번 협약은 국내 교역을 활성화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온타리오와 브리티시컬럼비아, 앨버타, 서스캐처원, 매니토바,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등 9개 주가 참여했다.
매니토바와 뉴브런즈윅은 이미 주간 주류 판매 제한을 철폐한 상태였으며, 브리티시컬럼비아는 관련 법규 정비를 거쳐 내년 2월부터 새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반면 퀘벡과 유콘준주, 노스웨스트준주, 누나부트준주는 이번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다만 협약에 참여한 주정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퀘벡과 유콘도 가까운 시일 안에 협약에 동참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서부준주와 누나부트는 공동성명에서 지역 특수성을 이유로 협약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준주는 “많은 지역사회가 주민들의 결정에 따라 자체적인 주류 제한 또는 금주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자율적인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모든 주정부와 유콘이 체결한 국내 교역 활성화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최근 미국이 캐나다산 맥주와 와인, 증류주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내 시장을 확대해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협약 체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더그 포드(Doug Ford ) 온타리오 주총리는 “이번 협약은 온타리오를 비롯한 캐나다 전역의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새로운 시장과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니엘 스미스(Danielle Smith) 앨버타 주총리도 “앨버타 생산업체들이 전국 시장에 더욱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앞으로는 소매 유통까지 포함한 전국적인 주류 자유판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역시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캐나다와인생산자협회(Wine Growers Canada)의 댄 파슈코프스키(Dan Paszkowski) 회장은 “20년 가까이 요구해 온 변화가 마침내 현실이 됐다”며 “이번 협약은 진정한 캐나다 와인 시장을 만드는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독립기업연맹(CFIB)도 정부가 국내 교역 장벽을 완화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직거래를 위한 인허가 비용과 각종 규제도 최소화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약으로 각 지역의 소규모 와이너리와 수제맥주 양조장, 증류소들이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주류 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주류 판매와 유통은 여전히 각 주의 법률과 규제를 받는 만큼, 실제 소비자 편의성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각 주정부의 후속 제도 마련 속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