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무릉계에 와서 알았네
물에도 뼈가 있음을
파인 돌이 이끼 핀 돌 안아주고자 하는 마음
큰 돌이 작은 돌에게 건너가고자 하는 마음이
안타까워 물은 슬쩍 제 몸을 휘네
튕겨오르는 물방울,
돌의 이마 붉어지네 물 주름지네
주름 위에 주름이 겹치면서
아하, 저 물소리
내 몸에서 나던 바로 그 소리
나 그대에게 기울어가는 것은
뼛속까지 몽땅 휘어지는 일이었네
시를 쓰는 일이 숨쉬는 것과 같다는 김선우 시인에게 시를 쓰는 것과 같이 사물에 마음을 묻고 스스로 물이 되고 또한 돌이 되는가. 사람에게 기우는 것도 또한 다르지 않다고 여울목에 스스로를 던지며 고백하고 있는가보다.
김선우 시인은 1996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해서 ‘현대문학상’ 들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