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 교수의 미래보고서3 – Industry 4.0과 4차산업혁명, 자율주행자동차

몬트리올에 살면서 불편했던 것 중에 하나가 Canada Post와 DHL, UPS 등의 택배 서비스였다. 특히 Canada Post는 20kg이 초과하면 택배 박스를 아예 가져다 주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나있다. 그러면 4차산업혁명 시대에 택배 서비스의 문제점과 이런 문제점은 개선될 수있을까?

구글, 애플, 우버, 바이두 등의 ICT기업들과 BMW, 벤츠, 아우디,폭스바겐,혼다, 도요다 등의 완성차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택배의 문제점과 고객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자율주행택배분야에서대규모 투자와 실제 도로와 건물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 또 다른 해결방법으로 드론도활발히 투자되고 개발되고 있다.

자율주행택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핵심인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언론에 자율주행자동차를 주제로 기사가 소개되면 구글, 애플(미국), 우버(캐나다) 등의 ICT 글로벌 기업이 자주 언급이 되고 전기자동차의 대표 브랜드 및 기업,테슬라도 등장하게 된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통적인 글로벌 자동차기업은 글로벌 ICT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인가? 4차산업혁명은 글로벌 ICT기업의 전유물이고 이들이 주도할 것인가?

4차산업혁명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알면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달라질 수 있다.

독일 정부는 산업정책으로 Industry 4.0을 2011 년 1월에 발의하였다.Industry 4.0은제조업과 같은 전통산업에 IT 시스템을 결합하여 생산시설들을 네트워크화하고 지능형 생산시스템을 갖춘 스마트공장(Smart Factory)으로 진화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Industry 4.0의 4가지 원칙을 통해 현재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4차산업혁명이 어디서 출발하고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Industry 4.0의 4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호 운용성, IoT 또는 IoP을 통해 기계, 장치, 센서 및 사람들이 서로 연결하고 통신하여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운영 및 자동화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잘아는 사물인터넷 IoT가 등장하게 된다. 둘째 정보 투명성, 정보시스템이 센서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플랜트에 공급함으로써 물리적 환경의 가상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능을 말한다. 센서데이터의를 집계하고 분석하여스마트공장의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여기서 빅데이터와클라우드가 등장하게 된다. 셋째 기술지원, 긴급한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위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취합하고 시각화하여 인간을 지원하고 사람이 하기 힘든 불편하고, 지치게 하고, 위험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신체적인 부분에서 인간을 지원하는 것이다. 여기서 첨단 로봇이 등장하게 된다. 넷째 분산결정, 스마트공장에서 사이버 물리시스템(CPS: Cyber Physical System)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그들의 작업을 가능한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서 인공지능(AI)가 등장하게 된다.

독일정부가 산업정책 발의를 하고 민간기업이 주도하여 하이테크 전략 2020 실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멘스는 연구인력 3만 명 가운데 절반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채용해 제조와 IT 융합을 주도하고 있고 보쉬는 연료 인젝터에 RFID를 부착해 수십만 가지 제품조합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BMW는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생산 현장의 효율성을 높였다.

독일의 스포츠용품 아디다스는스마트공장의대표사례다. 아디다스는고임금에 따른 가격경쟁력 고민 끝에 1993년 독일 공장을 모두 폐쇄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겼다. 그랬던 아디다스가 23년 만인 2017년에 모국에 다시 공장을 오픈하였고현재 연간 50만 켤레를 만들 수 있는 공장에 근로자 10명만이 일을 하고 있다. 재단과 재봉을 로봇과 3D 프린터가 맡고 있으며 주문 방식도 독특하여 소재와 디자인은 물론 색깔, 깔창, 신발끈 등을 고객이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선택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신발 한 켤레를 만드는 데 3주가 소요되었지만, 독일 자동화스마트공장에서는 불과 5시간이면 가능하다.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연간 50만 켤레를 만들려면 600여명의 근로자가 필요했지만독일 스마트공장에서는 불과 10명만 있으면 된다.

독일은 다양한 스마트공장 적용사례와기술 표준화를 통해 세계 스마트공장의 성공적인 모델과 시장 선점 및 기술을 주도해 가고있다.

이제 주제를 4차산업혁명의 대표 키워드인 자율주행자동차로 옮겨보자. “자율주행자동차”란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의3).

자율주행자동차는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연구되어왔다. 여기서도 독일과 독일 글로벌기업이 등장한다. 1960년대에 벤츠를 중심으로 제안되었고, 70년대 중후반부터 초보적인 수준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아무런 장애 요소가 없는 시험주행장에서 중앙선이나 차선을 넘지 않는 수준이었으나, 90년대 들어 컴퓨터의 판단 기술 분야가 급진전되며 장애물이 개입되는 자율주행 분야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구글, 애플, 우버, 테슬라, 벤츠, BMW, 도요다 등의 글로벌 ICT 및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2020년을 완전한 자율주행자동차 출시 목표로 삼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단계는 4단계로 분류된다. 1단계는 현재도 많은 자동차에서 지원하는 차선이탈경보장치나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이 1단계에 속한다. 2단계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처럼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들이 통합되어 기능하는 통합적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의 시선은 전방을 유지시키지만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3단계는 차량이 교통신호와 도로 흐름을 인식해 운전자가 독서 등 다른 활동을 할 수 있고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로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와 아우디가 최초로 3단계에 속한다. 최고등급인 4단계는 모든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자율주행자동차가 2010년대 핫이슈가 되었을 때 윤리적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 논란의 예로 자동차가 피할 수 없는 사고 상황을 가정해서, 직진하면 5명을 치게 되고 방향을 틀면 1명만 치게 되는 경우나 직진하면 5명을 치게 되는데 방향을 틀면 벼랑으로 떨어져 운전자 한 명만 희생하게 되는 상황 등, 긴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을 내리도록 프로그램이 되어야 할지 논란에 대한 해법은 윤리적 문제와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정말로 안전한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결론은 “아직은 전혀 안전하지 않다.”라고 답 할 수 있다. 최근까지 총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 5월 테슬라 모델S가 2단계 오토파일럿 기능과 3단계 기술을 일반도로에서 시험운행 하던 중 컨테이너 트레일러를 식별하지 못하여 모델S의 운전자가 사망하여 최초의 자율주행자동차의 사망사고로 기록되었다. 2018년 3월 18일 우버자율주행자동차가 차도를 건너는 보행자와 충돌하여 사망사고 발생하였고 2018년 3월 23일 자율주행모드인 4단계 기술을 일반도로에서 시험운행 하던 중 차량 두대와 충앙분리대에 충돌하여 자율주행자동차 운전자가 사망하였다.

사망사고 발생 후 유럽자동차협회와 자동차 제조사들의 자율주행자동차 개발과 투자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며 계속 개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보니 가장 민감한 일자리 문제도 불거지고 있고 특히 북미, 유럽, 아시아에서 큰 논란과 사회적 문제로 정부, 기업, 근로자(종사자) 등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 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이런 논란에도 특히 북미(캐나다 포함)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 개발되고 시험운행 되고 있다. 2020년 일반 소비자(B2C)를 대상으로한 판매보다는 산업분야와 기업, 정부(B2B, B2G)를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무인트럭, 자율주행 무인택배, 자율주행 무인택시 등의 상업용 서비스를 통해 윤리적 문제, 안전 문제 등의 심리적 거부감, 법적 책임 소재, 보험 제도 등의 각종 난제들을 돌파해 나가려고 한다.

3월 14일 사망한 스티븐호킹 박사는 과학의 미래에 경종을 울리는 오피니언 리더였다. 그는 늘 “과학기술을 진보시키기 이전에 대중과 사회가 그에 따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위협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위험성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 2017년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 기술 콘퍼런스’에서 그는 “AI가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 인류가 AI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다면 AI 기술은 인류 문명사에서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ICT 기술은 동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4차산업혁명을 주도해온 유럽의 독일, 미국,캐나다의 글로벌기업과 이들 국가는 중국의 고사성어 모순(矛盾)을 한번 머리 속에 깊이 새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