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나는 동네 가게가 사라진다”…편의점, 폐업 위기 속 생존 고군분투

최근 2년간 550곳 문 닫아…물가 상승·정부 규제·대형 유통망과의 경쟁이 원인

퀘벡 주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아 온 ‘데빠네(depanneur)’로 불리는 동네 편의점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세대와 세대를 거쳐 사랑받아 온 이들 소형 점포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도르발(Dorval) 지역에서 Provi-Soir 편의점을 운영하는 브리제시 파텔(Brijesh Patel) 씨는 “최근 6개월간 매출이 25% 가까이 줄었다”며 “임대료도 오르고, 물가도 계속 올라 사람들이 더는 예전처럼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이민 후 수년간 돈을 모아 직접 가게를 열었다.

파텔 씨의 편의점은 맥주, 과자, 로터리 티켓을 파는 평범한 동네 가게지만, 그의 단골 고객들은 이 공간을 “작은 공동체의 중심”이라고 말한다. 인근에 25년째 거주 중인 주민 사베리오 마르티넬로(Saverio Martinello) 씨는 “나는 브리제시 때문에 이 가게에 온다”며 “그는 항상 친절하고 가족처럼 대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겨운 인사와 이웃 간 유대만으로는 편의점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퀘벡 지역 편의점 데이터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DepQuebec’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퀘벡 전역에서 550곳의 편의점이 문을 닫았다.

퀘벡 담배 소매상 협회 (Regroupement des Tabagies du Québec)의 대변인 미셸 풀랭(Michel Poulin)은 “담배 판매량과 복권 수익 감소, 그리고 과도한 정부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업계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타바지(Tabagies)’라 불리는 담배 중심 편의점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풀랭 대변인은 “당연히 모든 식료품을 편의점에서 살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공동체의 일원이라면 동네 상점이 사라지지 않도록 조금씩이라도 이용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업계의 위기에는 인플레이션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을 찾아 점점 더 월마트나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파텔 씨는 “두 달 넘게 통조림을 한 캔도 주문하지 않았다”며 “고객들이 다 월마트로 가니까”라고 토로했다.

젊은 세대는 과거처럼 동네 가게에 대한 향수나 애착도 크지 않다. 접근성과 긴 영업시간이라는 편의점 고유의 강점조차 가격 경쟁력 앞에서는 무기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텔 씨는 당장 가게를 접을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는 “이 가게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내 이웃과 나를 연결하는 공간”이라며 “특히 노년층 고객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장소”라고 말했다.

가게 근처에 사는 실비 파케(Sylvie Paquet) 씨는 “가격이 좀 더 비싸긴 하지만, 외출하면서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게 좋다”며 “휴가에서 돌아와 다시 그를 만나니 기분이 참 좋다”고 웃었다.

퀘벡의 소형 편의점들은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서를 지탱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 변화와 경제 압력 속에서 그 존재는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