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에 뼈마디가 쑤시고, 몸에 찬바람을 느끼며 결림을 호소하는 산모가 꽤 있다. 아기를 낳은 뒤에는 인체의 정기 부족, 저항력과 면역력 감소, 체온조절 저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허증(虛證)으로 인체 치유능력이 떨어져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산후풍(産後風)이다. 증상은 관절통, 오한, 피로감, 두통, 손발 저림과 시림, 발열, 다한, 두드러기, 무기력, 부종, 비만, 우울감 등 다양하다.
산후풍은 자연분만 보다는 제왕절개를 한 경우에 빈도가 높고 더 심할 수 있다. 제왕절개는 자연분만에 비해 자궁 등의 몸의 회복이 더디고 여러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 노산도 산후풍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아기를 낳은 뒤에는 출산 전에 비해 근육과 뼈가 느슨해지고 약해져 있다. 체내의 염증 회복력도 떨어진 상태다. 산모의 몸이 출산 전으로 회복되는 기간은 대략 6~8주 걸린다.
이 기간에 산모의 몸에 맞게 산후조리를 하면 임신과 출산으로 약해진 몸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늘어난 자궁과 근육, 골격이 예전의 크기로 돌아가고, 자궁에 남아있는 오로와 노폐물이 배출되고, 몸의 어혈과 부종이 제거된다. 자궁을 비롯한 비뇨생식기의 기능이 회복되고, 기혈의 보충, 혈액순환 촉진으로 건강을 되찾게 된다.
그러나 산후조리 방법이 잘못되거나 충분치 않으면 뼈가 쑤시고, 허리나 골반이 끊어질 듯한 통증, 생리불순, 생리통 등 각종 후유증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나 산후조리가 극히 중요하다.
산후풍 예방을 위해서는 영양식 섭취와 심신 안정이 필요하다. 다만 체질을 생각하지 않는 보양식은 산후 건강에 오히려 악영향이 될 수 있다. 또 찬물을 만지거나 급격한 체온변화는 피하는 게 좋다. 갑작스런 호르몬 변화로 인한 우울감, 무력감, 낯선 육아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 등은 가족의충분한 이해와 도움이 우선돼야 한다.
만약 산후풍 가족력이 있거나 산후비만 등이 염려되면 한방 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출산 10여일 전에 한의원에서 건강과 체질에 따라 맞춤 처방을 받으면 바른 산후조리와 산후풍 예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방 처방에는 일반적으로 어혈 제거, 기혈 보충 등 자연스런 몸의 회복 약제가 포함돼 산후에 나타날 수 있는 관절통, 우울증 등 다양한 증세 예방효과가 뛰어나다.
한약은 자연분만의 경우 출산 후 3일, 제왕절개 시 출산 일주일 후부터 복용하는 게 좋다. 한약은 인체 친화적이기에 모유수유에도 부담이 없다. 다만 처방은 증상과 체질, 환경, 가족력 등을 감안한 개인 맞춤으로 이뤄져야 효과가 극대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