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올드 포트의 숨은 핫플, PHI 센터에서 만나는 파올라 피비의 ‘거짓말’ 실험

몬트리올 올드 포트 중심에 있는 PHI 센터가 눈여겨볼 만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복원된 역사적 건물 안에 자리한 이 공간은 전시관, 소극장, 공연장, 프로덕션 스튜디오 등을 한데 모은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가상현실(VR)과 인터랙티브 설치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동시대 예술, 영화, 음악, 디자인과 테크놀로지가 만나는 실험실 같은 성격 덕분에, 몬트리올을 찾는 여행자뿐 아니라 현지 거주자들에게도 색다른 문화 체험을 제공해 왔다.

전시: 거짓과 진실을 묻는 유쾌한 실험

PHI 센터가 올해 선보이는 전시는 이탈리아 출신 작가 파올라 피비(Paola Pivi)의 개인전 「Paola Pivi: Come check it out. Lies lies lies」다. 제목처럼 “직접 와서 확인해 보라”는 초대와 함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는 도발적인 표현으로 지금 우리가 사는 정보 시대를 정면으로 건드린다. 피비는 자유의 여신상, 북극곰처럼 누구나 아는 상징들을 낯선 모습으로 비틀어 배치하며,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믿어 온 이미지와 뉴스가 정말 믿을 만한 것인지 되묻게 만든다.

전시의 핵심은 몰입형 설치작 「Lies」로, 관객이 작품 속을 직접 걸어 다니며 진짜와 가짜, 사실과 조작이 뒤섞인 환경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되는 작업이다. 무겁고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지만, 피비 특유의 유머와 장난기 덕분에 10대 청소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https://phi.ca/en/events/paola-pivi-come-check-it-out-lies-lies-lies/

PHI 센터와 방문 정보

PHI는 2012년 설립된 이후 “예술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는 기관”을 표방하며, 디지털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여 왔다. 특히 VR 전시, 사운드 설치, 라이브 공연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된다. 센터는 몬트리올 구시가지(Old Montréal)에 자리해 있어, 노트르담 대성당과 올드 포트 산책 코스와 함께 묶어 하루 일정으로 즐기기 좋다.

전시가 열리는 PHI 센터 주소는 407 Saint-Pierre Street이며, 주중과 주말 모두 저녁까지 운영해 여행 일정 사이에 들르기 편하다. 입장권 한 장으로 같은 시즌에 진행 중인 다른 전시까지 함께 관람할 수 있어, 예술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인원에게도 가성비 좋은 문화 코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https://phi.ca

작가 파올라 피비, “불가능한 장면”을 만드는 예술가

파올라 피비는 197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난 작가로, 조각·설치·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있을 것 같지 않은 장면’을 만들어내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깃털을 뒤집어쓴 북극곰 조각, 거꾸로 설치된 비행기처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연출해 관객에게 웃음과 동시에 묘한 불안을 안긴다.

그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뒤, 세계 여러 미술관과 비엔날레에 초대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 왔다. 구겐하임 미술관, 퐁피두센터 등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을 만큼 이미 세계 미술계에서는 검증된 작가지만, 한국에는 아직 이름이 낯선 편이라 이번 PHI 센터 전시는 그의 작업 세계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Won Ch. Kimetarx (원 키메타아스. 퀘벡한인 미술가 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