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2. 수족이 저리고 차갑고 둔감하다면?

수족에 관계되는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첫째, 수족이 저린 증상, 둘째, 수족이 차가워지는 증상, 셋째, 수족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다. 그런데 이 3가지증상은 서로 밀접한 상관성이 있어서 각각 분리해서 다룰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제 각각의 증상은 다르지만 발생원인과 치료처방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3가지증상 이외에도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주먹을 쥐기 어렵거나 관절이 아프고 굵어지거나 바닥을 디딜 때 발바닥이 아파 한동안 걷기 어렵거나 팔다리가 심하게 붓는 경우도 있다. 또한 수족증상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치우쳐 나타날 때는 중풍전조 증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한다. 중풍전조 증일 수도 있지만 중풍이 머리를 공격하지 않고 피부나 경락을 침입하면 팔다리가 저리거나 둔감한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감각적으로는 중풍과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뇌일혈에 해당하는 주 증상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족의 저림 현상은 말초신경 중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발생한다. 손발이 아프거나 감각이 둔해진다. 감각신경은 피부 말단에서 척수를 거쳐 대뇌에 이르는 긴 경로의 신경이다. 그러므로 이 경로가운데 어디든 이상이 생기면 감각장애가 발생한다.

동의보감에는 수족 저림은 비위(脾胃)의 기능이 떨어져 영양수급에 문제가 생겨 기혈이 제대로 순환이 되지 않거나 식적(食積), 어혈(瘀血), 담(痰) 등의 원인으로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고 기술하고 있다.

수족냉증 원인은 젊은 여성과 어르신의 경우가 각기 다르다. 어르신 가운데서도 젊은 여성과 같은 원인으로 냉한 분들이 더러 있지만 어르신들은 대체로 정말 몸이 차가워진 것이다. 반면 젊은 여성은 몸이 냉해서 차가운 것이 아니라 손발 끝으로 확산 순환되어야 될 열이 체내로 몰려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정신적 육체적 과로로 인해 가슴과 머리로 열이 올라가서 수족이 냉해진 것이다.  수족이 뼛뻣해져 감각이 둔해지는 원인은 대부분 기와 혈이 부족해서 피와 몸을 호위하는 기운인 ‘영위(營衛)’가 통하지 못해 발생한다. 거기에 냉기(冷氣), 담혈(痰血), 습기(濕氣)가 경락(經絡)을 막음으로써 발생한다.

수족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원인은 과로와 체력저하, 노화이다. 대부분 기(氣), 혈(血), 양(陽)이 부족한 결과이므로 기와 혈과 양을 보강해서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면 치료가 된다.

기 부족원인이면 인삼, 백출, 복령, 감초를, 혈 부족원인이면 지황, 당귀, 천궁, 작약을, 양이 허한 원인이면 건강, 부자를 꾸준히 복용하면 된다. 팔다리 저림, 냉증, 마목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목적은 근본적인 치료와 효과의 지속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