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7. 동병하치(冬病夏治)

동병하치(冬病夏治)라는 말은 한의학질병치료의 최선은 예방에 있음을 보여주는 문구로 ‘겨울질환은 여름부터 준비하라.’는 의미가 깊은 뜻이다. 그렇다면 동병(冬病)은 과연 무엇일까? 겨울철질환 하면 감기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감기는 모든 질환의 시작이면서 악화와 재발을 불러 일으킨다. 감기는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몇 년 동안 안 걸릴 수 도 있고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누구는 며칠 만에 가볍게 또 누구는 몇 달을 앓아 고생하기도 한다. 감기는 곧 자신의 체력척도라고도 볼 수 있다.

하치(夏治)는 무엇일까? 여름에 치료하라는 풀이로 여름에 준비하라는 뜻이다. 동의보감에는 적기생액(積氣生液)이라는 문구가 있다. 기운이 쌓여야 진액이 생성된다는 말로 진액이란 단순히 눈물, 콧물, 침, 땀, 정액 같은 몸의 체액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몸에서 만들어내는 기운, 면역력의 또 다른 형태를 말한다. 그런데 이 귀한 진액을 모르고 많이 흘려 보내는데 특히 더운 여름에 소모하는 양이 많다. 땀으로 배출이 많이 되며 이 외에도 냉방기기가 만들어내는 건조함으로 눈에서, 코에서, 입에서, 특히 인후두에서 진액으로 많이 소비해 버린다. 그래서 여름에 안구건조, 비강건조, 쉰 목소리, 피부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여름에 진액을 많이 보강해 놓으면 겨울에 감기뿐만 아니라 여러 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축적함으로 질병으로부터 예방된다.

그렇다면 진액(津液)을 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을 많이 마시면 될까? 진액은 단순한 물이 아니고 기(氣)가 쌓여서 만들어 지는 인체에서 가장 정미로운 물이다.

기가 주는 면역의 기능을 가지고 열려 있는 최전방에서 싸우는 특전사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눈, 코, 입, 귀, 피부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진액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기를 만드는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여름에 진액을 보충해주는 대표적인 처방이 보중익기탕합생맥산(補中益氣蕩合生脈散) 이다. 여름에 약해지기 쉬운 소화기능을 강화시켜 주면서 기운을 북돋아주며 여름에 소모가 많은 땀과 진액을 보강시켜준다. 특히 여성들은 여름에 기운손실이 많으면서도 잘 챙겨먹지 않아 얼굴과 상체로 뜨는 열감과 가려움 그리고 피로를 호소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에는 인삼(人蔘) 대신 현삼(玄蔘)을 처방하는 것이 좋다. 물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시는 물은 되도록 찬물이 아니고 미지근한 물이 좋다. 평소 비염이나 편도선염 또는 인후염 등의 상부 호흡기질환이 자주 있는 사람일수록 여름에도 따뜻한 물을 마시므로 보습과 보온을 해주는 습관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