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 퇴행성 관절염

‘역절풍’이라고도 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뼈와 뼈사이에 붙은 연골이 닳아서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55세 이상은 80%, 75세인 경우에는 거의 모든 노인들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2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한다. 주로 무릎과 엉덩이 관절에 많이 생기고 손가락과 허리에도 생긴다. 움직이면 아프지만 가만히 있으면 없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평소 생활만으로도 충분한 운동이 된다. 그런데 운동요법을 잘 못 알고 통증을 참아가며 무리하게 관절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연골을 더욱 많이 닳게 만드는 요인이 되므로 삼가야 한다. 실제로 퇴행성 관절염으로 침 치료를 받는 많은 환자들이 아픔을 참으려 운동을 고집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아픈 관절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얼음으로 문지르면 좋지 않다.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여 주지만 결국은 연골을 더욱 딱딱하게 만들 뿐이다. 한방 치료법은 체질별로 뼈에 좋은 한약을 처방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소음인은 몸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고 차거나 습기가 많은 곳을 피하며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알맞게 섭취해야 한다. 약재로는 두충, 파고지, 구척, 황기, 당귀, 천궁 등을 달여 복용하면 기와 혈의 순환을 도와주며 관절을 튼튼하게 해 준다.

 

소양인은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많이 있는 체질이다. 다른 체질에 비해 하초(下焦)와 관절 기능이 떨어지고 자신의 체력보다 마음이 많이 앞서기 때문에 무리하게 힘을 쓰다 보면 뼈 속의 힘까지 다 소모하기 때문이다. 관절의 순환을 돕고 튼튼하게 하는 약재는 우슬차, 홍화씨와 음기를 보하고 열을 내려주는 숙지황, 산수유차, 구지자차 등이 좋다.

 

태음인은 대체로 몸집이 크고 살이 쪄서 관절에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아도 퇴행성 관절염이 잘 올 수 있으므로 체중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관절에 무리가 가는 일을 피하는 게 좋다. 피를 맑게 해 주는 녹차, 칡차 등이 좋고, 살이 많이 찐 태음인은 율무차가 몸을 가볍게 하고 녹용과 녹각은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

태양인은 기운이 위로 많이 오르는 관계로 뼈 속에 영양분이 많이 빠져나가 팔, 다리 관절이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마음을 안정시키며 음식은 자극적인 것을 피하고 담백한 것을 먹는 것이 기혈의 분산을 막아준다. 오갈피차, 모과차 등이 관절과 근육에 좋다.

 

퇴행성 관절염을 가지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통증이나 불편함이 심하면 때로는 우울해지기도 하며 분노가 일고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정서적으로도 압박을 받으면 잠도 잘 못 자게 되어 더욱 피로감을 느껴 지치게 된다. 때로는 우울함 때문에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가족이나 친지들의 관심과 도움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