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 엣센스 국어사전’에는 노동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서 육체적,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이고 운동은 사람이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가끔 환자들에게 운동이 부족하다고 말하면 “하루 종일 일 하는데 무슨 운동이 부족하느냐”고 답변하는 사람이 있다. 운동과 노동이 다르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 못하고 하는 말이다.
한의학 경전인 ‘황제내경’에는 “오래 보면 심장을 상하여 혈액이 손상되고, 오래 앉아 있으면 비장을 상하여 근육이 손상되고, 오래 누워있으면 폐를 상하여 기운이 손상된다.”라는 구절이 있다. 즉 수천 년 전부터 이미 같은 동작만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노동이 인체에 해가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운동이라도 한가지 동작만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일종의 노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프로 선수들의 동계 훈련은 해당 운동의 반복 연습보다는 체력 훈련 등 전신의 균형적인 운동도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이러한 기초체력에 대한 운동을 성실히 마친 선수는 다음 시즌에 별 부상이나 슬럼프 없이 한 시즌을 마칠 수 있지만 동계훈련 때 기초 체력 훈련을 소홀히 한 선수는 예기치 못한 부상이나 슬럼프에 시달리는 사례를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운동선수에게는 아무리 재미 있어서 하는 운동이라도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하게 되면 싫증이 나고 그래서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는 행위는 곧 노동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노동과 운동을 구별하는 하나의 기준을 찾아 볼 수 있다. 노동은 어느 한 곳에만 편중되게 사용하게 돼 강한 곳은 더욱 강해지고 약한 곳은 더욱 약하게 되는 작용을 하는 반면 운동은 전신의 부조화 상태를 조화롭게 만들어 주는 효과를 지닌다.
특히 최근 들어 더욱 중요하게 부각 되는 것은 직업병 문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공부해야 하고 긴 시간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학생들은 자연히 안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고 오래 앉아 책을 보거나 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만성적인 소화장애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크고 무거운 짐을 지고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직업은 지속적으로 근육에 부담을 주게 돼 허리나 하체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무슨 운동을 해야 하는가는 자신의 생활과 직업에 따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달리기나 에어로빅처럼 심폐에 적당한 부하를 줄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고 교수나 학생들처럼 눈에 피로를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걷는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통한 긴장의 완화를 돕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평소에 많이 쓰는 근육과 상대적으로 쓰지 못하는 근육의 조화를 맞춰 줄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이것이 한의학의 전신 조화라는 큰 명제와 상통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