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2 – 여름을 활기차게 보내자

여름철 한낮 기온은 섭씨 35도를 넘기고 햇살이 뜨겁고 견디기 힘들긴 하지만, 그늘에 들어가 있으면 아주 시원하다. 해가 지면 약간 서늘해져서 지금이 여름이 맞나 싶기도 하다. 심지어 잠잘 때 이불이나 담요가 없으면 살짝 한기가 느껴질 정도이다.

여름에는 유독 습도가 높다.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이 있다는 뜻이다. 습도가 높으면 해가 져도 공기가 빨리 식지 못한다. 그래서 한밤중에도 기온이 섭씨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잘 나타남으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까 낮에도 피곤하고, 직장이나 학교에서 능률이 떨어지기 쉽다.

여름이 되면 우리 인체도 계절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땀을 내보내서 열을 식히는 시스템을 가동한다. 그런데 대기의 습도가 높다 보니 땀이 잘 마르지 않게 된다. 땀이 쉽게 증발하지 못하다 보니 더 빨리 지치고, 피부도 축축하고 끈끈하고, 이래저래 불쾌지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그렇다면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살아왔던 우리 조상들은 덥고 습한 여름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했을까?

정답은 바로 보약이다. 동의보감을 살펴보아도 한여름에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대비해서 보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생맥산(生脈散)이라는 한약도 덥고 땀 많이 나고 체력소모가 큰 여름에 기운(맥)을 살려(생)주는 대표 처방이다.

그 외에도 여름철에 빈발하는 여러 증상에 맞게 쓸 수 있는 보약이 다양하다. 적절한 보약을 쓰면서 체력을 안배하고 슬기롭게 더위를 헤쳐 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보약조차도 쓰기 힘든 서민들은 삼계탕이나 보신탕 같은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여름을 버텼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여름은 보약이나 삼계탕을 필요로 할 만큼 체력소모가 큰 계절임이 사실이다.

환자 중에는 여름에 보약을 복용하면 땀으로 모두 나가버려서 헛수고가 아니냐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어차피 소화가 되어서 대소변으로 나올 텐데 식사는 왜 하시냐고 여쭤보면 대부분 환자들은  크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가 보약을 찾는 이유는 뭔가 힘든 일이나 과제를 잘 수행하기 위해 미리미리 체력을 보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회사원들의 체력보충, 각종 시험을 목전에 둔 수험생들의 기억력 향상과 지구력 상승, 기타 아이들의 체력보강, 각종 시합을 앞둔 선수들의 부상방지 등 큰 일을 앞두고 보약을 처방하는 게 거의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더위 한가운데 복날 삼계탕을 먹으러 가지, 더위가 다 물러간 추석 전에 삼계탕을 먹으러 가지는 않는다. 보약도 같은 이치이다.

우리들은 덥고 습한 여름 날씨를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미리미리 체력을 키워두거나, 무더운 여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보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름 보약 덕분에 지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해서 다가오는 가을철에도 건강하길 바란다. 이 한방칼럼을 보는 모든 독자들이 금년에도 무더운 여름을 슬기롭고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