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환율이 지난 2018년 3월 16일 기준으로 1달러에 815.96원을 기록함으로써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경제 흐름과 대외적인 요인들이 겹치면서 캐나다 달러(Loonie)의 약세와 원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캐나다 달러화가 낮아진 이유로는 최근 미국의 무역 분쟁 유발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고 캐나다 제조업체들의 저조한 매출 실적, 미국의 금리 인상과 캐나다의 금리 인상폭 하락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자국 우선 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근접해 있는 캐나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캐나다 루니화는 지난 16일 미화 76센트를 기록해 작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원화의 강세는 경제적인 상황보다 대외적인 요인이 큰 편이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대외적인 요인은 무엇보다 ‘남북관계’이다. 사실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북한과 미국의 정상들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서로 자신의 책상에 ‘핵 단추(The nuclear button)’ 더 크다는 협박을 주고받을 정도로 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하지만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함께 김여정 부부장이 갑자기 대표단에 포함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고 급기야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바탕으로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에 집중했고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으로 구성된 대북특사가 김정은 위원장과 접견 뒤 곧바로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적극 중재에 나섬에 따라 역사적인 ‘5월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내게 된 것이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개최 장소에 따라 더 극적인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며 처음으로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언급하기도 해 주목되고 있다. 이는 북미간 비핵화 합의를 넘어 50년 만에 종전을 선언함으로써 평화 협정 체제를 추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가 신인도 상승은 물론 상당한 대외적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제 두어 달만 지나면 전세계는 세계에서 가장 전쟁 위험이 높다는 한반도에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게 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이슈는 미국의 한국산 철강 고율관세 부과와 한미FTA 재협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환율을 상승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캐나다 루니의 약세와 원화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루니는 NAFTA 협상이 제일 큰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도 조만간 예정돼 있어 당분간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경우도 역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정치∙경제적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요청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40분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에서 양국은 한국과 캐나다 모두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인 점을 공감하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우려를 표명하고 자유무역 중심의 국제 통상질서 확립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의 철강 관세부과조치와 관련해 캐나다는 올 6월 개최하는 G7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임을 확인했다. 이어 트뤼도 총리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이 모든 것이 문대통령의 외교적 리더쉽 덕분이라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작년 11월 한-캐나다 간 통화스와프를 전격 체결한 것과 더불어 최근 양국 정상이 보호무역주의에 공동으로 대응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양국간 협력 관계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UK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