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에서 원주민 아동 유해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 매장지가 또 발견됐다고 캐나다 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내륙 지역 윌리엄스레이크의 원주민 단체는 이날 이 지역의 옛 원주민 아동 기숙학교 터에서 지중 탐사 작업을 벌인 결과 아동 유해로 보이는 93구의 매장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매장지는 옛 ‘세인트 조셉 미션 기숙학교’ 터로 지난 1891년부터 1981년까지 원주민 아동 집단 수용 시설로 운영됐다.
이번 탐사는 전체 학교 부지 470㏊ 중 14㏊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했으며 앞으로 조사 작업이 계속 진행되면 추가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윌리 셀러스 현지 원주민 대표는 “지난 40년 동안 세인트 미션 학교에서 방치와 학대, 더 나아가 시설에서 아이들이 죽거나 실종됐다는 보고가 전해져 왔다”며 “이번 탐사는 인간 행위의 가장 어두운 이면을 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조사 관계자는 유해 매장 터로 추정되는 93곳 중 50곳은 학교 묘지 밖에서 발견됐다면서 “모든 곳에서 인체 매장지로 추정되는 특징들을 다양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5월 BC주 캠루프스에서 원주민 아동 200명의 유해 매장지가 처음 발견돼 파문을 일으킨 것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1천200구 이상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잇달아 발굴됐다.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백인사회 동화 교육을 위한 집단 수용 시설로 100여 년간 정부와 가톨릭교회 주도로 운영됐다. 전국적으로 139곳에 달했고, 강제 수용된 원주민 아동은 1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가족과 강제로 떨어진 시설에서 학대와 성폭행 등에 시달렸고 영양실조, 질병 등으로 사망·실종되면서 캐나다의 어두운 과거사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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