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숙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으르렁거리는 개 앞에 엎드려 착하지, 착하지, 하고 울먹이는 것이다
현기증이 감정처럼 울렁여서 흐느낌이 되는 것이다, 파도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사람은 사라지고 검은 튜브만 돌아온 모래사장에…….점점 흘려 쓰는 필기체처럼
몸을 눕히면, 서서히 등이 축축해지는 것이다
눈을 감지 않으면, 공중에서 굉음을 내는 것이 오늘의 첫번째 별인 듯이 짐작되는 것이다
눈을 감으면, 이제 눈을 감았다고 다독이는 것이다
그리고 2절과 같이 되돌아오는 것이다
김행숙이 주목 받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고 한다면 그건 정상이다. 문단에서 시인과, 시와 평론이 상을 주고 받을 때 독자는 거기 없다. 그러나 모든 독자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문학이 다른 예술 쟝르와 더불어 새로움으로 낯설게 탈바꿈 할 때 독자가 그 새로움에 동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시는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를 거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둡고 아픈느낌이 서리고 있다. 팝아트가 주는 것같은 당돌함으로 감각적으로 꿈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