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Air Canada) 소속 승무원 1만여 명이 속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를 맞으며 전 세계 항공편 운항 차질이 심각하게 확대되고 있다. 항공사와 노조 간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수많은 여행객들이 귀국길에 오르지 못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토론토에서 캘거리를 방문한 제임스 하트(James Hart)와 자하라 비라니(Zahara Virani) 씨는 17일 예정됐던 귀국편이 취소되자 결국 다른 항공사 항공권을 2천600달러에 구입해야 했다. 하트는 “토요일 저녁부터 비행기가 취소될 것 같다는 예감은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결국 직장에도 복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라니는 “승무원들의 요구가 전혀 무리하지 않다고 본다”며 파업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
캐나다 산업관계위원회(CIRB)는 17일 오후 2시까지 노사 양측에 업무 복귀를 명령했지만, 노조가 파업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에어캐나다는 이날 예정됐던 240여 편의 항공편을 추가로 취소했다. 항공사 예약 시스템에는 여전히 “에어캐나다 및 루즈(Rouge) 항공편 전편 취소”라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관광객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영국 남부에서 온 멜 더스턴 씨는 “록키산맥 관광을 계획했지만, 일정상 영국으로 곧장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폴란드로 돌아가려던 로버트 크비나르 씨 부부는 사스카툰행 연결편이 취소되면서 숙박과 교통, 식사 등을 모두 자비로 해결해야 했다. 그는 “어떤 안내도, 도움도 없는 상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에어캐나다는 항공편이 취소된 승객에게 전액 환불이나 일정 변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캐나다 항공여객보호규정에 따라 노사 분규와 같은 항공사 통제 불가 상황에서는 호텔·식사·교통비 등의 추가 비용은 보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항공사는 19일 저녁부터 운항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름철 성수기에 발생한 이번 사태로 피해 규모는 급격히 확산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정부의 중재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