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자동차보험공단(SAAQ)의 온라인 플랫폼 ‘SAAQclic’ 구축 과정에서 최소 5억 캐나다 달러의 예산 초과가 발생한 가운데, 프랑수아 르고(François Legault) 퀘벡주 총리가 지난 2일 공적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보고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책임을 공단 지도부에 돌렸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사회는 “정부 최고위층이 수년간 위험 신호를 묵살했다”며 정치적 책임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르고 주 총리는 이날 데니스 갈랑(Denis Gallant) 판사가 주재하는 조사위에서 “나는 지난 2월 감사원 보고서를 통해서야 총 비용이 11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5억 달러라는 막대한 초과 비용을 이렇게 늦게 알게 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총리인 나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공단 경영진이 정보를 불투명하게 전달한 것”이라며 “장관들이 더 많은 질문을 했어야 하지만 가장 큰 책임은 공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사위는 이미 총리실이 2020년부터 초과 비용 위험성을 보고받았다는 증언을 확보했으며, 2022년에는 당시 최고 공무원 이브 우엘레(Yves Ouellet)가 2억2,200만 캐나다 달러 재정 부족을 보고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총리 비서실장 마르탱 코스키넨도 같은 날 증언대에 올라 사실관계를 따졌다.
르고 주 총리는 2023년 SAAQclic 플랫폼 도입 당시 발생한 장사진과 지연 사태에 대해 “단순 시행착오라고 생각했다”며, 코로나19 대응, 임시 이민자 급증, 생활비 위기 등 다른 현안에 집중하느라 플랫폼 예산 문제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주 총리는 또한 2017년 전임 자유당 정부가 체결한 원계약을 겨냥해 “초과 비용이나 지연 발생 시 제재 조항이 부실해 구조적으로 문제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내년 주총선을 앞두고 르고 주 정부의 신뢰도에 큰 상처를 내고 있다. 야당은 “르고 주 정부가 사태를 방치했고, 유권자에게 진실을 숨겼다”며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단체 역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적 자금이 낭비된 만큼, 정치적·법적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사위는 지난 4월부터 전·현직 장관들을 상대로 줄줄이 증언을 청취해왔다. 특히 전 교통부 장관인 프랑수아 보나르델(François Bonnardel) 제네비에브 길바울트(Genevieve Guilbault), 전 사이버보안·디지털부 장관 에릭 케르 (Éric Caire)등이 이미 조사위에 출석했으며, 케르 전 장관은 책임론 속에 사임하기도 했다.
최종 보고서는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르고 주 정부는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레고 총리 스스로 “퀘벡은 책임성(accountability) 문화가 부족하다”고 인정한 만큼, 공공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