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가 연방 정부의 조달 정책을 전면 개편해 캐나다산 제품과 자원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중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장기적 성장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니 총리는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방 정부는 앞으로 철강·목재를 넘어 모든 분야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조달에 우선 반영할 것”이라며 “이는 기업이 생산 라인을 재편하고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며, 국내 수요를 촉진해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연방 인프라 사업에서 캐나다산 철강과 목재 사용을 의무화했으며, 이번 발표는 이를 전 경제 부문으로 확대한 것이다. 또한 주 정부와 지방정부가 유사한 원칙을 적용할 수 있도록 조달 지침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번 전략에는 중국의 75.8% 관세로 타격을 입은 카놀라 농가를 위한 3억7천만 달러 규모의 지원 패키지가 포함됐다. 정부는 카놀라 농가가 바이오연료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연료 규제를 개정하고, 관련 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자동차 산업을 대상으로는 2026년까지 예정돼 있던 전기차(EV) 의무 판매 할당제를 유예해 업계의 부담을 완화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수 기반을 지키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카니 총리는 또 5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전략 대응 기금(Strategic Response Fund)’을 신설해 미국발 관세 피해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최대 5만 명의 노동자에게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고용보험 제도를 유연화해 수당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책도 눈에 띈다. 연방 정부는 캐나다 기업개발은행(BDC)의 대출 한도를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최대 500만 달러까지 확대해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야권의 반발도 거세다. 피에르 푸아리에브(Pierre Poilievre) 보수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카니 총리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약속했던 연방 주택 건설청(Build Canada Homes) 설립조차 진척시키지 못했다”며 무능을 비판했다. 그는 또 전기차 의무 판매제 유예 조치와 관련해 “보수당이 오래전부터 지적해온 문제를 이제야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이 국내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에 단기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역 파트너국들과의 갈등을 심화시킬 위험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캐나다에서는 CUSMA) 재검토 시점이 다가오면서, 캐나다의 보호무역적 행보가 협상 테이블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카니 총리는 “이번 전략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캐나다의 산업과 노동자가 새로운 경제 환경에서도 번영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