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장시하
추색의 주조음처럼 가슴 스며드는 모두가 사랑이더라
봄날 멍울 터트리는 목련 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여름 밤 후두둑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겨울날 곱게 가슴에 쌓이는 눈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가도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세월 지나니 사랑으로 남더라
이제 오해의 돌팔매도 사랑으로 맞을 수가 있더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지난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잘못이더라
지난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욕심이더라
지난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허물 뿐이더라
내가 진실로 낮아지고
내가 내 욕심을 온전히 버리니
세상에 사랑 못할게, 용서 못할게 아무것도 없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 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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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설명이 필요 없는 이 한 편의 시를 아는 분이 카카오톡으로 보내왔다. 맨 위에다가는 ‘한 주 출발 따뜻하게 가뿐하게 시 한편과 동행하세요’ 라고 적었다. 천주교의 내 탓이로소이다…를 문학이란 옷을 입혀 놓은 시를 보면서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장시하 시집 ‘별을 따러 간 남자’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