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격투기 선수 David Moon (문세준) 인터뷰

David Moon 선수는 한국에서 출생하여 5살 무렵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 후에 생활하던 중 격투기의 꿈을 이루고자 퀘벡 주의 몬트리올로 왔으며, 현재 Samurai MMA에서 격투기 선수로 (10-6-0 / Win-Loss-Draw)의 성적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오는 5월 26일 David Moon와 Patrick Connors (5-6-0)의 경기가 Gatineu 지역 (150 LBS Bout Gatineau)에서 열립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1. 한국에서 태어나서, 캐나다에서 격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David Moon: 저는 한국에서 출생 후에 4~5살 무렵 캐나다 밴쿠버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왔습니다. 이후 밴쿠버에서 쭉 생활하였으며학교에 다닐 무렵에는 목표나 공부할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크고 작은 사고도 치고 말썽을 많이 부렸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몸을 쓰거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니 이쪽으로 가보자. 지금은 내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처음 격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격투기에 어느 정도 소질이 있는 것을 깨닫고, 캐나다 최고의 UFC 선수인 Georges St-Pierre가 트레이너로 있는 Tristar Gym에서 운동하려고 퀘벡 주 몬트리올로 이사를 했습니다.

2. 종합격투기 선수라는 직업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위험하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격투기 선수를 목표로 가지고 현재까지 활동하면서 부모님이나 주변의 반대는 없었는지?
David Moon: 네 그렇죠. 걱정은 거의 뭐 어머니께서 많이 하셨죠. 어머니는 아직도 저의 경기를 못 보세요. 아버지는 아주 좋아하시지만..

3. 시합에 있어서 보통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 선수들은 시합 전 몸을 만든다고 많이 표현하던데. 어떠한 과정인지?
David Moon: 준비하는 과정은 보통 Training Camp라고 부르는데요, 이 기간에는 아침, 저녁으로 훈련하고요. 또, 식단 조절을 해서 체중을 조절하는 게 주된 목표에요. 저의 경우에는 보통 6주 정도에 10kg을 감량합니다.

4. 시합이 있는 기간이나 훈련 기간을 제외하고, 평소의 생활은 어떤지?
David Moon: 평상시의 생활을 일반 사람들하고 비슷해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은 학교에 부인은 직장에 데려다줍니다. 이후에는 개인 훈련과 점심을 먹고 이후 일이나 휴식을 취하고, 퇴근 시간에 아내와 아이들을 직장과 학교에서 픽업합니다. 이후 저녁에는 또 한 번의 개인 훈련 시간을 가집니다.

5. 격투기 선수로서 직업적 매력이나 계속 격투기를 하게 하는 원동력?
David Moon: 직업적으로는 저는 현재 격투기 선수로서의 직업과 다른 사람을 코치하는 직업 두 개를 가지고 있어요. 당연히 격투기 선수로서는 경기에서 이길 때이고요. 두 번째로는 내가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서 그 사람의 생활 방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껴요.

6. 반대로, 격투기 선수로서의 가장 힘든 점?
David Moon: 선수로서는 아무래도 경기에서 졌을 때 가장 힘들어요.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코치로서는 여러 사람을 코칭하고 난 뒤에 저에게 남은 에너지를 잘 관리해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게 조금 힘들어요. 격투기 선수로서 신체적인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코칭 자체도 몸과 에너지를 써가면서 하는 일이라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어요. 격투기 선수는 이상적으로 개인 훈련에 100%를 투자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문제로 개인 훈련과 일(코칭)을 병행하고 있어요.

7. 선수 생활을 하면서 번아웃이나 무기력증이 오는 순간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의 대처법?
David Moon: 제가 그러한 느낌을 받을 때는 경기에서 졌을 때죠. 사람들도 보고 싶지 않고 우울해지고요. ‘이제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훈련해서, 실력을 쌓아서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가득 차요. 저는 그때마다 주변에 친구이자 이미 은퇴한 선수들에게 물어봐요. 그럼 그 친구들 대답이 ‘네가 스스로 그만해야 할 때를 어느 순간 확실하게 느낄 거’라고 말해 주더라고요트레이닝해도 즐겁지 않고, 자신의 한계도 보이고 그럴 때가 올 거라고요이런 걸 생각하면 아직은 은퇴할 때가 아닌 거 같아요. 저는 저에게 5년의 시간이 주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나이는 좀 있지만 지금이 제 신체적인 능력으로서는 전성기인 상태이고, 그동안 제가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높이 올라가고 싶어요.

8. 본인이 생각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혹은 선수?
David Moon: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2년 반 동안 없었어요. 그러다가 1년 전에 유럽에서 Kuznik이라는 선수와 경기를 치렀는데, 경기 전 상황은 제가 무조건 질 거라고 많은 사람이 그랬죠. 경기 시작 전에 경기장 안에서도 저한테는 야유만 쏟아졌고요. 그런데 경기에 들어가서 1라운드에 TKO를 시켰는데. 이때가 정말 짜릿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9. 격투기 선수 중에 롤모델로 삼는 선수가 있는지? 그 이유는?
David Moon: 저는 개인적으로 두 명의 롤모델이 있어요. 첫 번째로는 훈련 파트너이자 전 UFC 선수 Georges St-Pierre (GSP). GSP 선수에 대해서는 그 선수가 트레이닝하는 방식에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종합격투기에서 사용되는 무술이 아주 많아요. 복싱, 무에타이, 유도, 레슬링, 주짓수 등등. 그에 따라 선수 개개인이 강점이 있는 부분이 드러나면 흔히 말하는 선수끼리의 상성이 생기기도 하죠. 그런데 GSP 선수의 훈련은 어떤 면에서 강점이 있더라도 항상 모든 부분의 기본부터 쌓아나가는 방법이에요. 이 덕분에 GSP 선수가 모든 방면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었고, 또 그러한 부분을 굉장히 존경해요. 두 번째로는 Khabib Nurmagomedov 선수. Khabib 선수도 일단 실력으로는 굉장히 뛰어난 선수죠. 그런데 제가 그 선수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그 선수가 ‘경기장 밖’에서 보여주는 모습이에요. 사람을 대하는 모습,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 Conor McGregor와의 경기 전후에서 주변 모든 상황을 자신이 어떻게 컨트롤하는지. 또 자신의 종교인 이슬람교에 독실한 모습 등을 보면 경기장 밖에서 더 빛나는 선수 같아요. 저도 10년 전에 이슬람교로 개종해서 같은 이슬람교도로서 보여주는 생활 방식이나 그런 부분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 한국인 격투기 선수 중에는 ‘코리안 좀비’(정찬성)를 제일 좋아하고요, 격투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팬이었어요.

10. 격투기 선수 이후의 목표나 계획은?
David Moon:지금으로서는 솔직히 아무런 생각이 안 떠올라요. 그냥 지금 격투기 선수로서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어야 그 이후가 생각날 것 같아요. 격투기를 시작한 지 이제 11년 정도가 되었는데, 지금이 제 신체적으로, 기술적으로 최고의 상태인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의 목표는 안 떠올라요.

11. 작년 5월 46세의 추성훈 선수가 일본의 아오키 신야 선수와의 경기에서 KO승을 거두고 한 인터뷰에서 ‘내가 누군가의 영감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한국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었는데, 본인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David Moon: 저도 마찬가지로 타인에게 영감이 되고 싶어요. 현재 제가 코치로 있는 곳에서 20명 정도의 수강생들이 있는데, 제가 경기에서 이기고 돌아와서 보면 태도가 달라져 있는 게 느껴져요. 제가 그만큼 자극이 되는 거죠그런 걸 보면서 ‘이 친구들이 나를 보고 자극받고 성장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앞으로 그 친구들에게 더 많은 자극과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