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끝내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첫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하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한국은 27일 J·K·L조 조별리그 최종전이 모두 끝난 뒤 각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10위에 머물며 32강 진출이 최종 무산됐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각 조 1·2위 24개국과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32강에 오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승점 3)를 기록하며 조 3위에 올랐고, 다른 조 경기 결과에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순위가 밀리며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또한 최종 순위 34위에 머물며 월드컵 본선 역사상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하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기존 32개국 체제 기준으로는 사실상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홍명보호는 대회 초반만 해도 기대를 모았다.
지난 11일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후반 선제골을 내주고도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결승골로 승부를 뒤집으며 32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달라졌다.
공동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경기 내용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수비 실수로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도 결정력 부족과 공격 전개 미흡 속에 다시 0-1로 무너지며 조 3위로 내려앉았다.
남아공전 직후까지만 해도 한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은 적지 않았다.
조 3위 팀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고, 남은 조 경기에서 몇 가지 경우의 수만 맞아떨어지면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사흘 동안 이어진 D조부터 L조 경기에서 한국에 유리한 결과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날 K조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1-3으로 역전패하면서 한국의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2골에 그치며 공격력 부재를 드러냈다.
주장 손흥민은 네 번째 월드컵 무대에서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월드컵 통산 4호골을 넣어 한국 선수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울 기회도 함께 사라졌다.
대표팀은 경기마다 점유율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상대 골문을 여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서는 모두 수비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 역시 두 번째 월드컵 본선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기게 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승점 3을 기록했지만 참가국 확대에도 불구하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대회 개막 2년 전부터 대표팀을 이끌며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졌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대표팀 운영과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성적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를 한국 축구의 세대교체와 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등 주축 선수들의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대표팀 운영 방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팀은 현지시간 28일 멕시코를 떠나 미국을 경유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 축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가 새로운 세대교체와 대표팀 재정비라는 과제를 안게 된 분수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