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2.25% 동결…“경기 침체·물가 상승 사이 균형 필요”

Bank of Canada Twitter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현행 2.25%로 동결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통화정책 운용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캐나다은행은 오늘(10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익일물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2.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은행은 성명을 통해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세계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가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계속 시사하면서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앙은행은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캐나다은행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약 2% 수준으로 둔화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 물가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만큼 큰 충격은 없었다. 그러나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프 맥클렘(Tiff Macklem) 캐나다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제 상황을 “통화정책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맥클렘 총재는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은 중앙은행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두 가지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가장 적절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향후 금리 인하와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맥클렘 총재는 “현재의 불확실성은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캐나다 제품에 대해 대규모 신규 관세를 부과한다면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중동 분쟁이 장기화돼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결정은 최근 캐나다 경제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물가 안정이라는 상반된 신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 연율 기준 1.0%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0.1% 감소하며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은 ‘기술적 경기침체(Technical Recession)’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캐나다 경제가 사실상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시장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5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캐나다는 약 8만8천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 역시 소폭 하락하면서 노동시장은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캐나다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무역정책과 국제 유가 흐름을 꼽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은 캐나다 경제의 핵심 축인 만큼 추가 관세 부과 여부가 성장률과 물가, 투자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캐나다은행이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발표될 물가와 고용, 소비 지표에 따라 연내 추가 금리 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