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위해 도입했던 제조사 판매 의무제를 전면 폐지하고, 대신 대규모 구매 보조금과 세제 인센티브를 앞세운 지원 중심 정책으로 자동차 산업 전략을 전환한다. 규제 방식 대신 재정 지원을 통해 친환경차 전환과 국내 제조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지난 5일 자동차 산업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고, 기존 전기차 의무 판매 제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새 정책은 소비자 구매 지원, 생산 투자 세제 혜택, 충전 인프라 확대, 청정에너지 및 핵심 광물 공급망 지원을 포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연방정부는 우선 전기차 구매 촉진을 위해 총 23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구매하거나 리스할 경우 최대 5천 달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최대 2천500달러가 지원된다. 일반적으로 차량 가격 상한선을 두되, 캐나다 내에서 생산된 차량은 가격 제한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해 국내 생산 모델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했다. 지원 대상은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한정된다.
정부는 의무 판매 비율을 없애는 대신, 배출가스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친환경차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오는 2035년까지 승용차 온실가스 배출 허용 기준을 대폭 낮춰 전기차 보급률 70%대에 해당하는 감축 효과를 내고, 2040년에는 추가 감축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제조사들은 전동화 모델 확대뿐 아니라 다양한 저배출 기술을 활용해 기준을 맞출 수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 개편도 포함됐다. 정부는 신규 설비와 생산시설, 청정에너지 장비, 무공해 차량, 연구개발 및 지식재산 인프라 투자에 대해 전액 즉시 비용 처리를 허용하는 특별 공제 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관련 투자에 대한 실질 세부담을 두 자릿수 초반 수준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청정기술 제조 기업과 핵심 광물 분야에 대한 세액공제도 확대된다. 배터리와 친환경 부품 등 무공해 기술 제조업체에는 일반 법인세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충전소 확충도 병행된다. 정부는 캐나다 인프라 은행을 통해 15억 달러를 투입해 전국 단위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늘리고, 대도시 외 지역과 북부권의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전력망 확충 계획도 별도로 마련 중이다.
이번 정책 조정은 북미 자동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함께 미국의 관세 정책과 통상 압박으로 산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통해 생산과 투자를 국내로 유도하고, 공급망 안정성과 제조 기반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카니 총리는 “자동차 산업은 캐나다 제조업과 수출의 핵심 축”이라며 “친환경 전환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책 수단을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