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2.25% 동결…2026년 인상 가능성도 제기

Bank of Canada Twitter

캐나다 중앙은행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발표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25%로 동결했다. 이는 최근 경기 지표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결정이다.

중앙은행은 금리 동결 배경으로 최근 국내총생산(GDP)과 물가상승률(CPI), 고용지표 등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는 실업률이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경기 과열 우려가 일부 완화된 상태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2026년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바스코샤은행의 데릭 홀트(Derek Holt) 부대표는 “현 상황에서 금리 조정은 시기상조이며, 내년 중반 이후 시장이 금리 인상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열은행(RBC)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클레어 판(Claire Fan)은 미국과의 무역갈등 및 관세 여파가 캐나다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 생산자들이 직접 관세를 내지는 않더라도 공급망 재조정 비용과 미국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가되고 있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캐나다 중앙은행은 1월과 3월에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9월과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낮추며 총 네 차례 완화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티프 매클럼(Tiff Macklem) 중앙은행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은 대체로 적절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언급하며 추가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중앙은행은 발표문에서 “기준금리 수준은 물가를 2% 목표에 가깝게 유지하면서도 구조적 전환기인 캐나다 경제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적합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전 세계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필요시 신속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 직후 매클럼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이 여전히 큰 이유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낮아졌지만 가격 자체가 내려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가격 수준을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시도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의 실질적인 생활비 개선을 위해서는 “투자 확대, 생산성 제고, 무역 다변화 등 장기적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노동자들의 소득 증가를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를 마무리한 중앙은행은 내년 1월 다시 기준금리 논의에 나선다. 시장은 당분간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미·중 무역전쟁, 국내 경기 둔화 속도, 에너지 가격 변동 등 외부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