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해외 출생 자녀 시민권 요건 강화 추진…시민권법 개정안 C-3 논의 본격화

캐나다 정부가 해외에서 태어나거나 입양된 자녀의 시민권 취득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시민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시민권법 개정안 C-3호(Bill C-3)’로, 혈통에 의한 시민권(citizenship by descent)을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해 시민권 자격을 대폭 좁히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민 전문 매체 CIC News에 따르면 개정안은 해외 출생 또는 입양된 자녀가 캐나다 시민권을 자동으로 취득하려면, 부모가 출생 또는 입양 전 5년 중 최소 3년을 캐나다 내에서 거주했어야 한다는 새로운 요건을 도입했다. 이는 해외에 거주 중인 캐나다 시민의 2세대 자녀가 자동으로 시민권을 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법 시행 이전에 태어나거나 입양된 자녀는 이번 제한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새로운 법안은 성인 시민권 신청자에 대한 심사 절차도 한층 강화했다. 18세 이상 신청자는 국가안보, 인권 침해, 범죄 경력, 경제 제재와 관련된 보안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18세에서 55세 사이의 신청자는 영어 또는 프랑스어 능력, 그리고 캐나다의 역사·문화·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기본 지식을 입증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2009년 도입된 이른바 ‘1세대 제한(First-Generation Limit·FGL)’ 제도를 일부 수정·유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현재 캐나다 시민권법은 해외에서 태어난 시민의 자녀(2세대 이후)는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온타리오 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헌법적 문제를 보완하면서도 시민권 범위를 좁히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마련한 것이다.

개정안에는 이민부 장관이 매년 국회에 신규 시민권 부여 현황과 보안심사 면제 사례를 보고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도 포함됐다. 정부는 2025년 11월 20일까지 최종 개정안을 확정해야 하며, 법안은 상·하원 3차 심의를 통과하고 국왕 재가(royal assent)를 받아야 공식 발효된다.

한편, FGL 제도로 인해 시민권을 얻지 못한 신청자들을 위해 정부는 ‘재량적 시민권 부여(discretionary grant)’ 절차를 온라인으로 개설했다. 현재 신청 처리 기간은 평균 8개월이며, 긴급하거나 인도적 사유가 있는 경우 신속 심사 대상이 된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출생지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폐지 수정안은 의회 위원회 단계에서 부결됐다. 해당 수정안은 “부모 중 한 명이 캐나다 시민일 경우에만 캐나다 내 출생 아동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외교관 자녀 등 극히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캐나다 영토 내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은 여전히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민권법 개정이 해외 출생 캐나다인의 시민권 범위를 대폭 제한하는 한편, 정부가 헌법상 공백을 보완하고 시민권 제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외 거주 캐나다 시민과 이민자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시민권 취득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해지고, 가족 단위 이민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